[인터뷰] 곽성욱 시리즈벤처스 공동 대표 “부산에도 좋은 기업 많아 ‘투자 폭격’ 필요합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스타트업 초기 투자 전문회사
지난해 투자 기업 가치 4196억
투자 전에 비해 4.6배나 상승
소재·부품·장비 산업도 발굴

시리즈벤처스’ 곽성욱 공동 대표는 “지역에도 좋은 기업과 미래가 있다. 적극적인 투자 ‘폭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리즈벤처스’ 곽성욱 공동 대표는 “지역에도 좋은 기업과 미래가 있다. 적극적인 투자 ‘폭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업 도시 부산’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떠받치고 있는 이들이 있다.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AC)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펀드를 조성, 마련된 자금을 통해 기업의 숨통을 틔우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수도권 집중화’라는 양극화 문제는 창업 시장에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재와 재화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부산 등 동남권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AC, ‘시리즈벤처스’ 곽성욱(39) 공동 대표는 “지역에도 좋은 기업과 미래가 있다. 적극적인 투자 ‘폭격’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시리즈벤처스는 2017년 설립 동남권을 중심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스타트업 초기 투자 전문회사다. 올해 3월 기준 51개 기업에 투자를 진행했고, 290억 원 정도의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 시리즈벤처스는 최초라는 타이틀을 다수 가지고 있다. 2020년 경남 최초 한국벤처투자 모태펀드 자조합을 결성해 50억 원 규모의 지스트롱 혁신창업펀드를 결성했고, 경남 최초로 중기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 운영사로 선정되어 활동하고 있다. 시리즈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는 성공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시리즈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4196억 원으로 투자 전에 비해 평균 4.6배 상승했다. 투자기업의 절반 정도인 23개 기업은 894억 원 규모의 후속투자가 매칭됐다.

비결은 지역 특성에 맞는 투자 전략이다. 곽 대표는 “부울경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이 특화된 곳”이라며 “지역에서 잘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고 투자하자라는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19년 한일 무역 분쟁이 일어났고, 소부장 산업 국산화 붐이 일었다”며 “지역에서 빠른 포지셔닝을 하고 있었던 덕에 시드투자를 했던 기업에 다수의 소부장 관련 펀드 매칭을 성사시킬수 있었다”고 말했다. 규산마그네슘 개발 및 제조기업 ‘자이언트케미칼’ , 도축 로봇 개발기업 ‘로보스’ 등이 시리즈벤처스의 손길이 닿은 곳이다.

소부장 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 관련 스타트업에도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곽 대표는 “커뮤니티형 공유미용실 플랫폼 ‘라이브엑스’, 다양한 브랜드와 크리에이터를 연결해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IP 협업 브랜드 ‘에프엑스아이피’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스타트업도 성장을 가속화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곽 대표는 “시드머니 투자 단계를 넘어서, 팁스와 기술보증기금·신용보증기금 등 기관의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그램 매칭을 통해 1기업 당 최대 20억 원 이상의 자금 조달 매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시리즈벤처스는 두 개의 모태펀드를 추가로 계획 중이다. 곽 대표는 “부산경남 지역의 예비 유니콘 육성 펀드와 ‘라이콘(라이프·스타일 분야 유니콘 기업)’ 육성 펀드를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 창업 생태계에 씨를 뿌리는 작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자는 당연히 리스크가 동반된다. 더군다나 실적이 없는 스타트업에게 투자를 하는 것은 더 위험하다. 시리즈벤처스의 비결은 뭘까. 곽 대표는 “시드투자 단계에서 우리가 검토할 수 있는 건 사업계획서와 기업 대표, 단 두 가지”라며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먼저 보는데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오랜 시간을 두고 ‘오감’을 다 동원해 파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사람을 믿고 투자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투자뿐만 아니라 새로운 브랜드 사업도 진행 중이다. ‘시리즈X’라는 코워킹 스페이스다. 올 상반기 창원에 1호점을 열고, 부산에도 2호점을 열 계획이다. 곽 대표는 “단순 사무실 임대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시리즈벤처스의 노하우가 담긴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지원받을 수 있는 곳”이라며 “사명감을 가지고 부산 스타트업의 든든한 동반자로, 투자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글·사진=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