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견된 의대 쏠림… 2025 대입 판도 바꿀 핵심 변수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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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위권 대학 반수생·N수생 등
의대 증원에 지원자 폭증 전망
한의대·약대·수의대 지원 줄 듯
인문·자연계열까지 영향 불가피
지역인재전형 선발도 갑절 늘어
부산 고교당 서너 명 진학 예상

정부가 의대 정원을 올해부터 2000명 늘리기로 하면서 재학생과 N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의대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올해부터 2000명 늘리기로 하면서 재학생과 N수생들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 강해질 전망이다. 21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 대한의사협회가 만든 의대 증원 반대 포스터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20일 정부가 전국 40개 의대별 증원 인원를 발표하면서 2025학년도 대학 입시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40개 의대 모집 정원이 3058명에서 65% 늘어난 5058명이 되면서 재학생은 물론 N수생들의 의대 지원이 밀물처럼 밀려들 기세다. 의대 지망 수험생 증가는 한의대·약대·수의대 등 의학 계열은 물론 인문·자연계열 입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 4개 의대는 추가 정원 157명이 늘면서 지역인재전형을 통한 모집 인원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비수도권 의대 정원 비율 상승

교육부가 20일 발표한 전국 40개 의대별 정원 증원 결과는 2025학년도 대입부터 곧바로 적용된다. 교육부는 증원분 2000명 중 81.9%인 1639명을 비수도권 27개 의대에 배정했다. 경기·인천 5개 의대에는 361명이 배정됐고, 서울 8개 의대 정원은 그대로 유지됐다.

정부가 증원분 2000명의 80% 이상을 비수도권에 배정하면서 2025학년도 지역별 의대 정원은 △비수도권 3662명(27곳·72.4%) △서울 826명(8곳·16.3%) △경기·인천 570명(5곳·11.3%)이 됐다. 비수도권 정원 비중은 66.1%에서 6%포인트(P) 이상 높아졌다. 경기·인천 역시 8%에서 3%P 올랐다. 서울 비중은 27%에서 16%P 이상 낮아졌다.

부산 4개 의대는 정부의 이번 의대 증원 배정에서 157명이 늘어나며 올해부터 500명을 선발한다.



■N수생·반수생 의대 집중 지원 가시화

의대 정원 증가로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험생은 물론 N수생 의대 지원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특히 의대 정원 증가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서울 상위권 대학 재학생들의 반수 선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늘어난 의대 정원 5058명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 입시에서 서울대·고려대·연세대 이공계열 합격생 45.4%가 의대에 진학할 수 있다. 경기·인천 지역 의대 정원이 361명 늘어나면서, 의대 지원하려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서울·경기·인천 지역 의대 13곳 진학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타 계열 학생의 의대 지원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의대 증원분 2000명은 지난해 전국 치의예(608명)·한의예(757명)·수의예(509명) 계열 모집 정원인 1874명을 뛰어넘는다. 의대 진학을 희망하다 치의예·한의예·수의예·약학 계열로 진학한 학생 중 의대 지원을 선택하는 학생도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인재전형 대폭 늘어날 듯

부산을 포함한 비수도권 의대 27곳에서 실시하는 지역인재전형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지역의료 강화를 위해 비수도권 대학 의대들이 전체 모집 정원 중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법제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부산(4곳)·울산(1곳)·경남(1곳) 총 6개 의대에서의 지역인재전형 선발 인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산대는 지난해 의대 정원 125명 중 80%인 100명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했다. 동아대 역시 49명 중 42명(85.7%)을 지역인재전형으로 뽑았다. 경상국립대는 75%(76명 중 57명), 고신대 52.6%(76명 중 36명), 울산대 40%(40명 중 16명), 인제대 51.6%(93명 중 48명) 수준이다.

부산시교육청 부산학력개발원 진로진학센터가 정부의 지역인재전형 권고 비율(60%)을 반영해 추산한 부울경 6개 의대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지난해 299명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588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진로진학센터 강동완 교육연구사는 “그동안 부산 지역 고교에서 평균 1명가량 지역 의대에 진학했지만, 그 숫자가 3~4명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강 연구사는 “의대 쏠림 현상이 강해지면서 한의예·치의예·수의예 계열은 학생 지원이 급격하게 줄어들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김한수 기자 hang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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