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충렬사 창건 418년 만에 ‘금녀의 벽’ 허물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첫 ‘여성 헌관’ 선임 향사 봉행
초헌관에 김미옥 시의회 의장

(재)통영충렬사는 24일 봉행 한 충무공 이순신 춘계향사에 1606년 창건 이후 처음으로 여성 헌관 3명이 선임해 제례를 치렀다. 오른쪽부터 초헌관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 아헌관 통영시여성단체협의회 성명숙 회장, 종헌관 바르게살기운동 통영시협의회 조영인 회장. 재단 제공 (재)통영충렬사는 24일 봉행 한 충무공 이순신 춘계향사에 1606년 창건 이후 처음으로 여성 헌관 3명이 선임해 제례를 치렀다. 오른쪽부터 초헌관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 아헌관 통영시여성단체협의회 성명숙 회장, 종헌관 바르게살기운동 통영시협의회 조영인 회장. 재단 제공

이순신 장군 위패를 모신 경남 통영충렬사(사적 236호)가 창건 418년 만에 ‘금녀의 벽’을 허물었다.

24일 (재)통영충렬사에 따르면 이날 봉행 한 충무공 이순신 춘계향사에 처음으로 여성 헌관 3명이 선임돼 제례를 치렀다.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이 초헌관, 통영시여성단체협의회 성명숙 회장이 아헌관, 바르게살기운동 통영시협의회 조영인 회장이 종헌관을 맡아 현장에 배석한 모든 제관을 대표해 잔을 올렸다.

헌관은 유교식 제사에서 헌작을 맡은 제관을 뜻한다. 1606년(선조 39년) 통영충렬사 창건 이후 줄곧 남성이 맡았다. 이에 재단은 여성의 적극적인 사회참여와 양성평등이 보편적 가치로 동등하길 바라는 취지로 2022년부터 이사회 의결과 대의원회 승인, 정관 개정을 거쳐 이번에 실행에 옮겼다.

김미옥 의장은 통영은 물론, 1991년 경남지역 기초의회 개원 이후 선출된 최초의 여성 의장이다. 2006년 제5대 시의회에 비례대표 제도가 도입되면서, 첫 여성의원으로 입성해 7~9대까지 연거푸 당선돼 4선 의원이 됐다. 이순신 제향에 꾸준히 참석하며 충렬사 심원록 등 문화유산연구도 적극 지원했다. 성명숙 회장과 조영인 회장 역시 지역사회에서 여성의 권익과 인권 향상에 노력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섰다.

김 의장은 “무척이나 기쁘고 영광이다. 통영충렬사가 시민과 함께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가치를 발굴하고 전승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재)통영충렬사는 24일봉행 한 충무공 이순신 춘계향사에 처음으로 여성 헌관이 선임돼 제례를 치렀다. 초헌관으로 선임된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이 제관을 대표해 헌잔하고 있다. 통영시의회 사무국 제공 (재)통영충렬사는 24일봉행 한 충무공 이순신 춘계향사에 처음으로 여성 헌관이 선임돼 제례를 치렀다. 초헌관으로 선임된 통영시의회 김미옥 의장이 제관을 대표해 헌잔하고 있다. 통영시의회 사무국 제공

한편, 통영충렬사는 1871년 서원철폐령에도 훼철되지 않은 유일한 충무공 이순신 사당이다. 보물로 지정된 ‘명조 팔사품’(제440호)과 정조가 발간(정조19년)한 충무공전서 등을 소장하고 있다.

명조 팔사품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진린 장군이 신종황제에게 이순신 장군 전공을 보고하자 이를 치하해 하사한 선물이다. 8종 15점 중, 진품 8점이 통영충렬사에 있다.

재단은 매년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에 춘‧추계 향사를 봉행하고 한산대첩기념행사 때 고유제를 지낸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