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 조성우가 이끄는 영화음악의 바다로…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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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만추’ 등 음악감독
‘영화음악콘서트’ 호스트 맡아
27일 영화의전당에서 첫 공연
11월까지 총 9차례 동안 진행

조성우 영화음악감독. 영화의전당 제공 조성우 영화음악감독. 영화의전당 제공

허진호 감독의 영화 ‘봄날은 간다’(2001년)에 흐르는 아련한 음악은, 봄바람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있다. 지난 2011년 개봉한 영화 ‘만추’(김태용 감독)의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OST)은 “영화의 쓸쓸한 여운을 한 뼘 더 오래 간직하게 한다”는 평가를 얻으며 2012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영화 TV 음악상’을 수상했다. 이처럼 “좋은 영화음악은 영화의 빛깔을 더 깊게 물들이고 영화가 끝난 뒤에도 저절로 손이 가는 음악”이라는 평가를 얻는다. 이들 영화에서 음악감독을 담당한 이가 바로 조성우 영화음악감독이다.

그가 올해는 매달 마지막 수요일 오전 부산을 찾아 영화음악콘서트를 진행한다. 영화의전당과 <부산일보>가 공동 주최할 ‘11시 영화음악콘서트’를 위해서다. 27일 오전 11시 첫 공연을 시작으로 11월 27일까지 총 9회에 걸쳐 영화의전당 하늘연극장에서 한국의 영화음악을 중심으로 한 콘서트를 이어 간다. 지난해 영화의전당이 부산영화음악협회 손한묵 영화·드라마 음악 작곡가와 손잡고 첫선을 보인 ‘11시 음악회:영화음악 페스티벌’을 업그레이드했다.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철학박사이기도 한 조 감독은 영화 ‘약속’ ‘꽃피는 봄이 오면’ 등 40여 편의 영화 음악 작곡과 150편의 OST를 제작했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서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아시아 유일의 음악영화제로 성장시키는 등 한국 영화음악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2023년 '11시 음악회' 공연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2023년 '11시 음악회' 공연 장면. 영화의전당 제공

첫 순서인 27일은 영화 ‘봄날은 간다’ ‘꽃피는 봄이 오면’ ‘여고괴담2’ ‘만추’ 등 아름다운 선율로 영화 팬들의 오랜 사랑을 받아온 조 감독의 영화음악 세계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코리아 필름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라이브 연주를 감상한다. 4월 24일은 조 감독의 작품 세계 2탄으로 영화 ‘천문’ ‘덕혜옹주’ ‘인어공주’ 등에 담긴 다양한 뒷이야기와 라이브 연주가 이어진다.

5월 31일은 서정적 영화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음악을 듣는 시간이 마련된다. 엔니오 모리꼬네는 20세기 최고의 영화음악가로서 전 세계 많은 영화음악가에게 큰 영감을 남겼다. 그의 대표작을 들으며, 추억과 이탈리아 감성에 빠져들게 될 것이다.

6월 26일은 멜로 영화에 삽입된 영화음악을 중심으로, 음악이 전하는 사랑의 색깔을 보고자 한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정사’ ‘약속’ ‘외출’ 등 사랑을 주제로 한 멜로 영화 중에서 우리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음악에 대한 이야기와 라이브 연주를 감상한다.

7월 31일은 더욱 특별하다. 조 감독의 마스터클래스이다. 영화음악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영화에 입혀지는지 등 영화를 보면서 직접 알아본다. 영화음악 제작의 A부터 Z까지를 배우며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8월과 9월에는 대한민국의 유명 영화감독과 함께한다. 조 감독을 두고 “허진호와 이명세 감독의 페르소나 작곡가”라는 평판이 있는 것처럼 이명세·허진호 두 감독과의 각별한 인연이 소개된다. 8월 28일은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M’ 등을 연출한 이 감독을 초청하고, 9월 25일은 허 감독과 함께한다. 코리아 필름 체임버 오케스트라 연주도 함께한다.

10월 30일은 영화음악과 재즈가 만난다. 영화음악에서 재즈는 그 특유의 리듬과 하모니, 솔로 연주 등으로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부여하는 데 기여했다. 감정적인 장면이나 긴장감 있는 상황에서 감독이 원하는 감정을 강조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된다. 재즈가 도입된 한국 영화음악 작품을 모아서 이러한 감정선을 느낄 수 있는 재즈 음악을 선보인다.

11월 27일은 2024 11시 영화음악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다. 코리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조 감독의 만남으로, 최근 이영애가 지휘자로 출연해 주목받은 드라마 ‘마에스트라’ 음악 외에도 조 감독의 주옥같은 작품을 대규모로 편성된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감상할 수 있다.



영화의전당 ‘11시 영화음악콘서트’ 포스터. 영화의전당 ‘11시 영화음악콘서트’ 포스터.

영화의전당 정우창 공연예술팀장은 “조성우 영화음악가를 호스트로 모신 올해는 매달 새로운 게스트·연주자와 함께 선율로 영화를 이야기하는 방법, 영화감독의 작품 세계에 어떻게 영화음악이 제작되는 등 평소 궁금하게 여겼던 부분도 알아보겠지만,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는 영화음악 세계를 경험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입장권은 영화의전당 홈페이지와 인터파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다. 9개월치가 전부 오픈돼 있다. 관람료는 전석 2만 원이며 휴식시간 없이 70분간 진행된다. 문의 051-780-6035.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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