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임플란트 완성, 할리우드 감독이 반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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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임플란트’ A to Z

‘캐리비언의 해적’ ‘존 윅 4’ 촬영
XM2 그룹 대표 스티븐 오 감독
부산서 어금니 3개 시술 후 엄지 척
CT·스캐너 등 디지털 기술이 바탕
만성질환자·골 이식 필요 땐 불가
정동수 원장 “의료관광 상품 가능성”

‘캐리비언의 해적’ ‘미션 임파서블’ 등을 작업한 할리우드 1호 특수촬영 감독 스티븐 오(오른쪽)가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 대해 정동수 원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센트럴치과의원 제공 ‘캐리비언의 해적’ ‘미션 임파서블’ 등을 작업한 할리우드 1호 특수촬영 감독 스티븐 오(오른쪽)가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 과정에 대해 정동수 원장으로부터 설명을 듣고 있다. 센트럴치과의원 제공

할리우드 1호 특수촬영 감독 스티븐 오(XM2 그룹 대표)가 지난해 말 부산을 찾았다. ‘캐리비언의 해적’ ‘007 노 타임 투 다이’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1’ ‘존 윅 4’ ‘분노의 질주 9’ 등 수많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그의 손을 거쳤다. 한국계 호주인이자 세계 최고의 드론 항공촬영 전문가로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그가 부산을 찾은 이유가 뭘까.

오랫동안 미뤄 왔던 치아 임플란트 시술을 받기 위해서다. 그것도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원데이 임플란트’. 스티븐 오 감독이 평소 알고 지내던 센트럴치과의원 정동수 원장이 이 분야의 권위자라 바쁜 일정을 쪼개 부산에서 치료를 받게 된 것이다.

통상 임플란트는 치료 기간이 3~6개월 소요된다. 단 하루 만에 끝내는 원데이 임플란트는 스티븐 오 감독처럼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사람에게 딱 맞는 치료법이다. 오른쪽 아래 어금니 3개를 시술한 다음 날 스티븐 오 감독은 부산 기장 앞바다에서 갈치 낚시를 즐기는 사진을 정 원장에게 전송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최첨단 디지털 3D 기술로 진행

원데이 임플란트의 설계와 삽입은 최첨단 콘빔CT 촬영과 구강 스캐너를 통해 정교하게 계획된다. 가장 먼저 CT를 통해 3차원 영상을 제공받고 디지털 구강 스캐너로 치아와 뼈 연조직의 데이터를 확보한다. 현재 환자의 구강 환경과 구조를 파악해야 제대로 된 치료 계획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에는 임플란트 스튜디오라는 소프트웨어로 모의 수술을 진행하면서 치료 결과를 예측해 본다.

본 시술에 앞서 3D 프린터를 활용해 수술유도장치인 가이드를 미리 제작해 놓는다. 마우스피스 모양의 가이드는 식립 전에 정확한 위치, 각도, 깊이를 조절해 오차가 발생할 위험을 줄여 준다. 시술 전에 3D 프린터로 임시치아를 미리 제작하고 보호용 임플란트 프로텍트도 제작한다.

임플란트 시술은 무통 마취 시스템으로 최소 통증으로 빠르고 안전하게 진행된다. 가이드가 미리 설정한 각도와 위치에 맞춰 임플란트를 심을 곳에 작은 구멍을 뚫어 놓는다. 미리 만들어 놓은 구멍을 통해 정확하고 안전하게 임플란트를 심는다. 정확한 위치에 심었는지를 체크한 다음 미리 제작해 놓은 임시치아를 임플란트 위에 올려준다. 여기까지 작업은 1시간 정도면 끝난다.

나머지 최종 보철 치아를 끼우는 작업은 크라운 건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감안해 15시간 이후 치과를 다시 방문해 마무리한다. 스티븐 오 감독은 22시간 후에 다시 치과에 와서 임시치아를 빼고 크라운을 씌워서 최종 보철을 완성했다. 2주간은 이갈이 등에 대한 대비용으로 잠자기 직전에 착용하는 임플란트 프로텍트도 제공했다.

■시술 과정에서 주의할 점

통상의 임플란트는 발치 후 회복 기간을 거친 후에 임플란트를 심는다. 보통 3~6개월 소요되며 뼈 이식이 추가될 경우 길게는 2년까지 걸릴 수 있다.

반면 하루 만에 진행되는 원데이 임플란트는 당일 빠른 치료로 시간이 절약된다. 특히 앞니가 빠졌을 때는 심미적 만족도가 높다. 치아를 발치한 상태로 오래 방치하면 잇몸 뼈가 흡수되는데,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로 치조골 함몰과 위축을 줄일 수 있다.

윗니 또는 아랫니가 하나도 없는 무치악의 경우는 원데이 임플란트를 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다. 부분 의치를 사용하는 경우에 잇몸 뼈가 충분히 확보돼 있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모든 환자가 원데이 임플란트 시술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당뇨, 고혈압, 골다공증 등 대사증후군 환자와 80세 이상의 고령환자, 흡연자 등은 주의가 필요하다. 치조골 흡수가 심한 환자는 당일 수술이 불가하다. 골 이식이 필요한 경우에는 충분한 힐링 타임이 필요하다. 잇몸에 염증이 있거나 고름이 흐르는 등 치주질환이 심한 경우에는 치료를 먼저 받고 하는 것이 좋다. 절대 무리한 시술은 피해야 한다.

시술 후 고정력을 키우고 생착률을 높이기 위해선 임플란트 뿌리 부분의 픽스쳐 디자인이 테이프 타입이 좋고 스레드(thread)가 깊게 디자인 될수록 유리하다. 가능하면 길고 두꺼운 임플란트를 사용하고 재질도 티타늄 그레이드5 이상을 사용해 리스크를 줄인다.

시술 후 2~3주 정도는 부드러운 식사가 좋고 감염 방지 차원에서 항생제 투여를 권한다. 아울러 임플란트가 제대로 자리를 잡는지 체크하기 위한 정기적인 검진도 중요하다.

센트럴치과의원 정동수 원장은 “CT를 기반으로 한 정확한 진단으로 원데이 임플란트가 가능한지 가려내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치과 진료 시스템에 대한 이해와 숙련도가 풍부해야 시술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K임플란트의 세계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티븐 오 감독이 원데이 임플란트 치료를 받은 후 한국의 치의학 수준에 감탄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원데이 임플란트가 24시간 이내에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스티븐 오 감독이 직접 확인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의 안전성과 정확성도 확실하게 뒷받침되고 있는 것을 몸소 체험했기 때문이다.

정 원장이 10여 년 전 포스트닥터 과정을 밟았던 하버드대학에만 한국계 교수가 7명이 재직할 정도로 한국 치의학 수준은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과 디지털 융합 기술이 녹아 있는 임플란트 분야에서도 한국 치과의사들이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정 원장은 “사실 K덴털의 우수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 왔다. 원데이 임플란트도 우리의 경쟁력이 세계적인 수준인데 스티븐 오 감독을 비롯해 더 많은 해외 환자들이 대한민국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의료관광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에 고부가 체류형 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김병군 기자 gun39@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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