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감당 한계' 올해 중소기업 파산 40% 증가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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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신청 건수만 288건
중기 대출잔액도 사상 최대
경제위기 속 매출 회복 더뎌
소상공인 폐업 공제금 증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올해 중소기업 파산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폐업 사유로 소상공인 공제제도인 ‘노란우산’을 통해 수령한 공제금도 함께 늘었다.

25일 대법원에 따르면 올해 1~2월 전국 법원에서 접수된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8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5건) 대비 40.5% 늘었다. 파산 신청을 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다.

법인 파산 신청 건수는 2021년 955건에서 2022년 1004건으로 소폭 늘었다가 지난해에는 1657건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신청 건수는 10년 전인 2013년의 3.6배에 이른다. 올해는 10년 사이 최다를 기록한 지난해보다도 파산 신청 속도가 더 빠른 셈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기 전에 고금리와 고물가 등 복합 경제위기가 닥쳐 매출과 영업이익 회복이 늦어지면서 파산을 신청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 예금은행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평균 5.28%로 2022년 10월부터 16개월 연속 5%선을 유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2021년 1월 2.9%에서 2022년 1월 3.52%로 오른 데 이어 지난해 1월 5.67%로 급등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지난 달 말 1006조 2000억 원으로 지난해 11월 말(1003조 8000억 원)의 종전 기록을 갈아치웠다.

문제는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 파산을 신청하는 중소기업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폐업 사유로 공제금을 받는 소상공인도 늘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노란우산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3117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3.5% 늘었다. 지급 건수는 2만 4253건으로 16.4% 증가했다.

노란우산은 자영업자를 위한 ‘퇴직금’ 제도다. 생활안정과 노후보장을 위해 매월 일정금액을 납입하다 폐업, 사망, 퇴임, 노령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일시불로 그간의 원금에 이자를 더해 지급받는다.

노란우산 폐업공제금 지급이 증가하는 것은 그만큼 한계에 몰린 소상공인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폐업 사유 공제금 지급액은 전년 대비 30.1% 증가한 1조 2600억 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었고 지급 건수는 20.7% 늘어난 11만 15건으로 10만 건을 처음 뛰어넘다.

양 의원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규모와 건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내수 부진에 따른 소상공인 피해가 갈수록 극심한 상황”이라며 “내수 회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ionki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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