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면허정지 한발 물러섰지만… 의대 교수 ‘집단 사직’ 강행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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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의사 단체와 대화 모색
전의교협 “의대 증원 철회 먼저”
부산대 등 교수들 사직서 제출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열린 ‘고려대학교 의료원 교수 총회’에서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 시점을 유예하는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다. 정부는 당과 협의해 면허정지 사전 통보를 받은 전공의를 대상으로 유연한 처리 방안을 고려하는 동시에 의사 단체와 대화를 위한 협의체를 구성해 타협안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부산을 비롯한 전국 의대 교수들은 25일 예정대로 집단 사직에 나서고 있어 의료 현장의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25일 전공의 면허정지 처분 시점을 두고 “행정처분의 유연한 적용 방안에 대해 당과 협의 중이다”고 밝혔다. 정부는 병원 이탈 전공의를 대상으로 이르면 26일부터 면허정지 처분을 예고했지만, 한발 물러선 모양새다.

이는 전날 윤석열 대통령이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당과 협의해 유연한 처리 방안을 모색하고, 의료인과 건설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를 추진해달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정부는 당과 협의해 면허정지 처분 시점과 강도 등도 조정하는 한편 의사 단체와 대화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날 의대 증원을 먼저 철회하라고 요구하면서 집단 사직서를 내고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 근무에 돌입했다. 입원 진료와 수술 등 근무시간을 줄이고, 다음 달부터는 외래 진료도 최소화할 예정이다. 이날 고려대, 연세대, 가톨릭대 의대 등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이 잇따랐다. 울산대 의대 교수 767명 중 433명도 사직서를 냈다.

부산 지역 의대 교수들 역시 집단 사직에 동참하고 있다. 부산대의 경우 교수들의 집단 사직이 가시화하고 있다. 아직 정확한 집계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25일 오후 3시 기준 최소 약 100건 이상의 사직서가 제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대 의대교수협의회 오세옥 회장은 “교수들의 사직서를 취합한 결과 이메일함이 10페이지가 넘어갈 정도로 사직서가 쇄도하고 있다”며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과 함께 주 52시간 진료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동아대는 이날 오후 의대 교수협의회 회의를 열고 집단 사직 시점을 결정하기로 했다. 한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르면 26일 의료계 관계자를 만나 의대 정원 증원을 포함한 정부의 의료 개혁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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