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물 논란 ‘초량 살림숲’ 자리, 시민 광장으로 탈바꿈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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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량천 2단계 정비 사업 본격화
부산 동구, 추가 50억 원 투입
보도·교량 확장 내년 말 마무리
수질 개선·차 없는 거리 계획도

‘초량 살림숲’이 있던 공간에 추진되는 광장과 초량천 일부 조감도. 부산 동구청 제공 ‘초량 살림숲’이 있던 공간에 추진되는 광장과 초량천 일부 조감도. 부산 동구청 제공

부산 동구에서 흉물 논란으로 이전한 ‘초량 살림숲’이 있던 공간이 주민과 방문객을 위한 광장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초량천 수질을 개선할 뿐 아니라 보도와 교량을 확장하는 등 주변을 활성화하기 위한 변화도 시작된다.

부산 동구청은 동구 초량동 초량천 생태하천 복원 2단계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초량동 하나은행부터 부산고 입구까지 초량천과 그 일대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1단계(약 150억 원)와 2단계(약 50억 원) 사업을 합쳐 총 200여억 원을 투입한다.

1977년 복개된 초량천은 ‘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으로 2021년 복원됐다. 2015년 공사를 시작한 1단계 사업으로 초량천 425m 중 316m가 개량됐고, 2단계에서는 109m를 포함해 주변이 정비된다. 초량천 일대는 초량시장과 초량불백거리 등이 자리 잡은 공간이다. 부산역에서 가까워 외국인 관광객 등이 접근하기 수월한 곳으로 꼽힌다.

2단계 사업에서 미술 작품 ‘초량 살림숲’이 있던 공간 일대는 광장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킹 존이 들어서고, 500㎡ 정도가 바닥 포장을 거쳐 광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초량시장 입구이자 초량천 초입에 있던 ‘초량 살림숲’은 흉물 논란에 휩싸여 지난해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겨갔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초량 살림숲’으로 논란이 많았던 공간을 그대로 비워둔 채 광장으로 활용하기로 했다”며 “바닥을 정리하며 문양을 입히고, 사람들이 모일 환경을 만들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나 중국 관광객이 산복도로를 찾기 위해 많이 지나는 공간”이라며 “초량천을 따라 초량시장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주변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초량천 일대 보도 덱과 교량 등도 확장할 예정이다. 12~15개 구간 보도 덱을 넓히면서 음료 거치대와 테이블도 곳곳에 설치한다. 초량천 옆 중앙대로 방향 1차로 도로에 ‘차 없는 거리’를 차질 없이 도입하도록 사업을 조정할 계획도 있다. 동구청 문화관광과 관계자는 “주변 상권과 연계해 방문객이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초량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한 공사도 진행한다. 유량을 늘리기 위해 방류부를 6m 확장하고, 비점오염저감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초량천에 지금보다 많은 물을 흐르게 하고, 원활히 순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하천 주변에 식물을 심어 생태적인 환경을 만들 계획도 있다.

동구청은 다음 달 부산시 경관심의를 받고, 올해 6월 관련 용역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올해 6월부터 연이어 공사를 진행해 내년 12월에 초량천 생태하천 정비 사업을 마칠 계획이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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