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맞대결 부산 남구, ‘트램’ 입씨름 2라운드 돌입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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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영 ‘맞춤형 트램’ 공약 제시에
박재호 “어깃장 부리다 이제서야”
개설 놓고 ‘샅바싸움’ 후 새 공방

2022년 부산 남구 부산환경공단 남부사업소에서 열린 국내 첫 무가선 저상트램 오륙도선(실증노선) 사업의 시작 ‘차량기지 건설에 따른 대체 주차장 착공식’. 부산일보DB 2022년 부산 남구 부산환경공단 남부사업소에서 열린 국내 첫 무가선 저상트램 오륙도선(실증노선) 사업의 시작 ‘차량기지 건설에 따른 대체 주차장 착공식’. 부산일보DB

부산 남구에서 추진 중인 오륙도선 트램 사업을 두고 여야 두 현역 의원 간 승강이가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합구 결정으로 의석 1석을 놓고 경쟁하게 된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과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지난주 오륙도선의 예비타당성 통과 가능성을 놓고 한 차례 샅바싸움(부산일보 3월 20일자 5면 보도)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는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이 ‘맞춤형 트램으로 용호동을 역세권으로 만들겠다’라는 공약을 내세우자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트램 대신 무빙워크 추진하자고 할 땐 언제고 이제 와서 다시 찬성한다는 말이냐”며 언쟁을 이어갔다.

국내 최초 무가선 저상트램인 오륙도선은 도시철도 2호선 경성대·부경대역에서 이기대 어귀 삼거리까지 1.9㎞ 구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총선 남을에서 당선된 박재호 의원의 핵심 공약이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간 남갑의 박수영 의원은 미지근한 반응이었다. 현재 오륙도선은 사업비 증가로 지난해부터 타당성 재조사에 들어갔고, 박재호 의원이 30억 원의 국비를 추가 확보한 상황이다.

그러다 22대 총선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오고 남갑과 남을이 1개 선거구로 합구 되자 결국 예민해진 양측의 신경전은 트램에서 폭발했다. 박수영 의원은 “복개천인 용호본동의 도로가 트램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트램이 차로를 차지해 교통 혼잡이 발생할 것”이라며 “타당성 없는 상황에서 희망 고문을 할 게 아니라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 측은 대안으로 LG메트로시티~경성대 입구 무빙워크 설치, BRT 셔틀버스 운행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박재호 의원은 트램은 철도와 달리 차량과 도로를 공유할 수 있다며 교통 체증 가능성을 부인했다. 오히려 “경성대 입구 무빙워크를 도입하면 내가 모르는 효과가 있느냐”며 반문하며 설전을 이어갔다.

트램 논쟁에 재차 불이 붙은 건 지난 25일 박수영 의원이 ‘맞춤형 트램으로 용호동을 역세권으로 바꾸겠다’는 공약을 SNS에 올리면서부터다. 박수영 의원 측은 트램을 추진하자는 뜻은 줄곧 밝혀왔고, 공약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박수영 의원 측 관계자는 “오륙도선이 7년간 착공도 못한 만큼 사업을 빠르게 진행하기 위해 지장물 이설이나 차량 수 등에 변화를 주겠다”며 “상황에 맞게 특화된 패스트트랙 사업으로 정부, 부산시와 합의해 신속하게 예산을 편성하고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재호 의원은 의정보고서에는 오륙도선을 성과라고 자랑하던 박수영 의원이 선거가 막바지에 달하자 입장을 수시로 바꾼다며 비난했다. 박재호 의원 측 관계자는 “주민을 위해 오륙도선 트램 실증사업을 양측이 함께 하면 타당성 조사 없이 빠르게 건설을 시작할 수도 있다”면서 “공약을 내걸 때 최소한의 기초 입장 정도는 정해놔야 하는 게 유권자에 대한 기본자세”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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