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사에 남을 ‘열린아동문학’ 100호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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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보다 작품 최우선해 선정
사랑받는 아동 잡지 자리매김

<열린아동문학> 편집회의가 열리고 있다. 열린아동문학 제공 <열린아동문학> 편집회의가 열리고 있다. 열린아동문학 제공

부산에서 발행되는 아동문학 계간지 <열린아동문학>이 2024년 봄호로 통권 100호를 맞았다. 잡지 폐간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아동문학 계간 잡지로서 100호는 쉽지 않은 일이다. 게다가 2011년 제정한 ‘열린아동문학상’은 수상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고 엄격해 아동문학계에서 권위 있는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열린아동문학은 1998년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유경환 씨가 아동문학가들에게 작품 발표 무대를 열어 주겠다는 취지의 동인지 성격 문예지로 출발했다. 그러다 유 시인이 작고한 뒤 유지를 받들어 2009년 부산에서 재창간되면서 동인지 형태를 벗어나 아동문학 문예지로 탈바꿈했다. 100호까지 오게 된 데는 40호부터 잡지 발행을 책임진 동화작가 배익천 편집인 겸 편집주간의 공이 컸다. 그의 뒤에는 30년 지기이자 발행인을 맡아 지금까지 잡지 제작비와 열린아동문학상 상금을 후원하는 홍종관 방파제 횟집 대표의 도움이 있었다.


지난해에 개최된 제13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 열린아동문학 제공 지난해에 개최된 제13회 열린아동문학상 시상식. 열린아동문학 제공

열린아동문학은 2011년부터 열린아동문학상을 제정해 그해 잡지에 실린 작품을 대상으로 시상하고 있다. 올해 14회 열린아동문학상은 동시 부분에는 차영미의 ‘너머’, 동화 부문은 윤미경의 ‘사거리반점 을숙 씨’가 수상했다. 시상식은 6월 1일 고성 동시동화나무의 숲에서 1박 2일의 잔치로 열린다. 이 숲에는 수상자들의 이름을 딴 나무가 매년 심어진다. 지금까지 심은 나무가 250그루가 넘어가며 올해 처음으로 내달 6일 ‘내 나무 데이’ 행사도 열린다.

열린아동문학 통권 100호는 그동안 좋은 작품을 담는 데 최선을 다했다는 자부심을 담아 1~13회 역대 동시 동화 수상자 작품집을 실었다. 2024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동화가 당선된 이수빈 씨의 ‘경찰 히어로 사건 수첩’이 한국아동문학인협회 1분기 최고의 작품으로 꼽혀 100호 맨 앞의 ‘새 얼굴 새 작품’ 코너에 그림과 함께 실리기도 했다.

한국아동문학인협회 박상재 이사장은 “열린아동문학은 제호처럼 모두에게 대문을 활짝 열고 작품 위주로 실어 아동문학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잡지다. 통권 100호는 한국아동문학사에도 길이 기억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열린아동문학 100호는 이렇게 문을 연다. “이름보다 작품을 우선하여 싣는 잡지를 위해 우리나라 모든 아동문학가들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써 놓고도 발표할 지면이 없을 때는 언제든지 보내주십시오. 그러나 게재 여부는 편집위원 회의에서 결정합니다.”


<열린아동문학> 100호 표지. 열린아동문학 제공 <열린아동문학> 100호 표지. 열린아동문학 제공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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