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재개발 사업 속 위태로운 성동초등 통학로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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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중 전봇대 파손 사고 발생 등 학생 안전 우려

부산 남구 문현동 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길 옆으로 공사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남구 문현동 성동초등학교 학생들이 등교하는 길 옆으로 공사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한 초등학교 통학로 일대에 재개발로 인한 철거 공사가 예정되면서 안전 사고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굴착기가 어린이 보호구역의 전봇대를 넘어뜨린 일도 일어나 통학로 안전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남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11시 25분께 부산 남구 문현동 성동초등학교 후문 통학로에 있는 전봇대가 파손됐다. 학생들이 다니는 통학로 쪽으로 전봇대가 완전히 기우는 등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시간가량 일대가 정전되는 소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현재는 새 전봇대로 교체됐다.

전봇대 파손 사고는 문현3구역 주택재개발 조합 측에서 철거 작업을 하다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굴착기 한 대가 철거 작업을 하다 전선을 건드려 전봇대가 파손됐다는 것이다. 이곳 통학로를 둘러싼 일대가 문현3구역 주택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있어 발생한 일이었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혹시 모를 사고로 아이들이 다칠까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전봇대는 단순 사고로 끝났지만 향후 철거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서다. 재개발 조합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성동초등 통학로 일대 철거 공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특히 이곳 통학로는 좁은 골목에 차량 역시 양방향으로 통행할 수 있는 데다 사람과 차량을 구분하는 별도 보행로도 없어 사고 위험성이 크다. 현재는 등교시간인 오전 8~9시에 차량 통행이 금지돼 있지만, 하교 시간에는 별도 통행 제한이 없다.

학생뿐만 아니라 일반 주민들도 자주 사용하는 길인 만큼 철거 공사가 이뤄지기 전에 안전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성동초등학교 학부모 A 씨는 “재개발로 일대가 정비되는 것은 좋지만, 안전 대책 없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기 겁난다”며 “공공기관에서 뚜렷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할 지자체인 남구청도 통학로 안전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다며 대책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등하교 외 시간이나 방학 등 초등학생이 없을 때 철거 공사를 하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것이다.

앞서 남구청은 성동초등학교 통학로에 안전 통로를 별도로 구축할 계획이었지만, 좁은 도로 여건으로 실제 계획으로는 옮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남구청은 성동초등학교 통학로의 일방통행 전환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남부교육청도 통학로 안전을 위해서는 일방통행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경찰 측에 협조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남구청 건축과 관계자는 “재개발 조합 측에도 학생들이 다니는 시간에는 공사를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19일 성동초등학교 통학로에 있는 전봇대가 재개발 사업 철거 공사 중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파손된 전봇대. 독자 제공 지난달 19일 성동초등학교 통학로에 있는 전봇대가 재개발 사업 철거 공사 중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사고 당시 파손된 전봇대. 독자 제공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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