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6패’ 작아지는 거인, ‘7연승’ 비상하는 독수리와 3연전 ‘가시밭길’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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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NC 3연전 ‘루징 시리즈’
다음 맞상대 단독 선두 한화
각종 투타 지표 압도적 열세
득점권 타율도 1할대 머물러
첫 ‘위닝 시리즈’로 반등 절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잘 안 풀린다는 듯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잘 안 풀린다는 듯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투수 최성영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NC 다이노스 투수 최성영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연장 11회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회초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은 뒤 3루 베이스를 태그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이 지난달 31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 2회초 호수비로 실점 위기를 막은 뒤 3루 베이스를 태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시즌 초반 예상 밖의 부진에 빠진 롯데 자이언츠 앞에 또 다른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주중 원정 3연전에서 역대급 기세를 탄 단독 선두 한화 이글스를 만난다. 날개 꺾인 갈매기가 비상하는 독수리와 맞대결하는 형국이다. 롯데 입장에선 1승 2패도 힘겨워 보이지만,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에겐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롯데가 최강팀을 상대로 시즌 첫 위닝 시리즈를 달성한다면, 침체된 분위기를 한 방에 바꾸는 반등 기회가 될 수 있다.

1위와 9위, 리그 순위에서 드러나듯 현재 두 팀의 상황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한화는 1일 현재 8경기에서 7승(1패)을 수확했다. 한화가 개막전 포함 8경기에서 7승을 거둔 건 1992년 이후 무려 32년 만이다. 지난달 23일 LG 트윈스와 개막전 패배 이후 24일부터 31일 KT 위즈전까지 거침없는 7연승을 달리며 단숨에 리그 선두로 도약했다.

반면, 롯데는 아직 제대로 날개를 못 펴고 있다. 개막 4연패를 포함해 초반 7경기에서 6패를 떠안으며 최하위권으로 처졌다. 매년 시즌 초만큼은 호성적으로 ‘봄데’란 별칭을 얻은 롯데지만, 올해는 2018년 개막 7연패 이후 6년 만에 다시 추운 봄을 맞이했다.

각종 공수 지표도 양팀 격차가 크다. 한화는 선발 투수 중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만 승리를 못 챙겼을 뿐, 나머지 4명이 모두 첫 승을 거뒀다. 불펜 주현상이 5경기 연속 무실점(1승 2홀드)으로 허리를 든든하게 받치는 등 팀 평균자책점도 2위(3.17)를 기록 중이다.

롯데는 애런 윌커슨이 지난달 29일 NC와 1차전에서 6과 3분의 1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선발 투수진 중 유일하게 승리를 챙겼다. 반즈·박세웅·나균안 등 믿었던 외국인·토종 에이스가 제 역할을 못하며, 팀 평균자책점(4.72) 역시 7위에 그치고 있다.

롯데의 초반 부진은 타선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팀 타율 0.252는 삼성 라이온즈(0.233)에 이어 두 번째로 낮고, 득점권 타율은 0.194로 10개 팀 중 유일하게 1할대다. 주자를 불러들이지 못하니 타점은 1위(53개·한화)의 절반도 채 안 되는 21개에 불과하다. 팀 OPS(출루율+장타율) 0.875, 득점권 타율 0.380 등 각종 팀 타자 지표에서 1위를 기록 중인 한화와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김태형 감독도 득점권 빈타를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꼽으며 “앞에 타자들이 쳐주면 다음 타자들이 부담없이 타석에 들어설 텐데, 나가는 타자들마다 부담을 너무 많이 갖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롯데는 지난달 31일 NC와 3차전에서 모처럼 17안타를 터뜨렸다. 하지만 두 차례 동점 상황에서 끝내 승부를 뒤집지 못하고 연장 혈투 끝에 경기를 내주며 루징 시리즈에 그쳤다. 7~8회 맹추격 상황에서 전준우가 병살타와 땅볼로 물러난 게 뼈아팠다. 전날 LG에서 전격 트레이드된 손호영은 3루수로 선발 출전해 1~2회 실점을 막는 호수비를 선보였지만 타석에선 삼진 2개를 당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여러모로 상반된 분위기에서 2~4일, 롯데는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 팬들의 열띤 응원까지 상대해야 해 더욱 힘겨운 원정 3연전이 예상된다. 만약 한화가 롯데와 1·2차전에서 연승을 이어가면 2005년 이후 19년 만에 9연승을 달성한다. 특히 오는 4일 3차전에 등판할 것으로 예상되는 류현진의 활약에 따라 1999년 이후 25년 만에 10연승 고지를 밟을 수도 있다.

롯데 입장에선 ‘기록 제조기’의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성이 필요하다. 일단 한화전에서 반등의 계기를 마련해야 오는 5~7일 부산 안방에서 김태형 감독 친정팀인 두산 베어스와 제대로 된 일전을 펼칠 수 있다.

한화 이글스의 특급 신인 황준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해 승리를 거뒀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의 특급 신인 황준서(오른쪽)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와 경기에 선발투수로 출전해 승리를 거뒀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이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경기에서 2회초 KT 공격을 막아낸 뒤 동료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로 돌아온 류현진이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 경기에서 2회초 KT 공격을 막아낸 뒤 동료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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