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욱, 장예찬 단일화 제안 거절했지만…‘민주 무혈입성’ 딜레마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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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여론·당원조사 무엇이든”
정 “무자격판정자 보수팔이”
민주 유동철 우세 여론조사에
보수층 사분오열도 골칫거리

22대 총선에서 수영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 후보는 1일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했다. 부산시의회 제공 22대 총선에서 수영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 후보는 1일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에 단일화를 제안했다. 부산시의회 제공

22대 국회의원 선거 부산 수영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장예찬 후보가 1일 경선을 통한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는 단박에 거절했다. 다만 보수 텃밭인 수영에서 분열로 더불어민주당에 1석을 내줄 경우 국민의힘과 정 후보에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어 이들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

장 후보는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에게 “보수의 승리를 위해 조건 없는 단일화 경선을 제안한다”며 “아무리 불리한 조건이라도 전부 수용하겠다. 여론조사 100%도 좋고, 당원 조사 100%도 좋다”고 말했다. 이어 “단일화를 거부하는 사람은 민주당 편을 드는 것”이라며 “단일화 경선을 거부한다면 모든 책임은 정 후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압박했다.

장 후보는 기자회견 직후 ‘최종 단일화 시점은 언제쯤으로 보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사전투표 시작일(5일) 전까지는 최종 후보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무자격판정자의 보수팔이, 감성팔이를 넘어 수영구민까지 파는 행위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국민의힘과 정 후보가 단일화 문제를 두고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관측한다. 현재 수영 선거 구도는 범여권 2명, 야권 1명으로 보수 지지층의 표심이 갈라져 민주당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와 쿠키뉴스 동남권본부 공동 의뢰로 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지난달 29~30일 수영구 만 18세 이상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P))를 실시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후보가 39.4%로 1위를 기록했다. 정 후보(26.7%)와 장 후보는(24.3%) 유 후보에 오차범위 밖까지 밀려났다.

특히 수영은 영남권 내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지역으로 1995년 선거구가 신설된 이후 보수 정당 후보들이 당선돼 왔다. 최초로 민주당 후보에 패배할 경우 국민의힘과 후보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여기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의 헛발 공천으로 인한 파장마저 계속되고 있어 정 후보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란은 일파만파로 확장될 수 있다. 당 공관위가 ‘수영은 텃밭’이라는 안일한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정연욱 공천’으로 지역 내에서는 지지층과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사분오열돼 있다. 향후 보수 텃밭이 험지로 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에 민주당 유 후보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장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 경선 제안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추태에 불과하다”며 “권력욕에 눈이 먼 저질 정치쇼 이제 그만하라”고 일갈했다.

한편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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