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격전지를 가다] “절대 강자 없다” 변호사 출신 청년 정치인 뜨거운 경쟁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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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갑 전은수 vs 김상욱

국힘 3선 이채익 낙마 ‘무주공산’
보수·진보 분열하며 5명 출사표
거대 양당 40대 신인 공천 ‘실험’
민주 전은수 “민심은 정권 심판”
국힘 김상욱 “국힘 정통성 계승”
예측불허 판세에 세대교체 주목

울산 남갑에서는 울산에서 가장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전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가 행인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가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각 후보 제공 울산 남갑에서는 울산에서 가장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전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전은수 후보가 행인과 인사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왼쪽 사진). 국민의힘 김상욱 후보가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각 후보 제공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이 본격화하면서 울산 남갑에서 거대 양당의 정치 신인 간 득표전이 불을 뿜고 있다. 남갑이 울산 정치권 세대교체의 시발점이 될지 관심이 뜨겁다.

‘울산의 강남’으로 불리는 남갑은 3선 이채익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무주공산이 되면서 예측불허 승부처로 떠올랐다. 정치 신인과 청년, 여성 등 울산에서 가장 많은 5명의 후보가 출마해 각축전이 치열하다.

최대 관심사는 거대 양당의 청년 대결이다. 똑같이 변호사 출신인 ‘합리적인 보수’ 국민의힘 김상욱(44) 후보와 ‘실천하는 진보’ 더불어민주당 전은수(39) 후보가 한판 승부를 벌인다.

국민추천제로 공천된 김 후보는 1일 오전 울산 공업화의 상징 공업탑로터리 출근 인사를 시작으로 옥동 정토사 초하루 법회에 참석하고 곧바로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로 자리를 옮겨 공약 발표 회견을 여는 등 눈코 뜰 새 없는 강행군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는 만나는 시민마다 “남갑에서 새로운 정치 도전을 시작해 울산이 도약하도록 헌신하겠다”며 연신 90도로 인사했다. 김 후보 캠프 측은 “김상욱 후보가 특유의 친근감으로 겸손하고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이면서 시민들도 잘해주시고 반응이 좋다”며 “국민의힘의 정통성을 잇는 후보로서 마지막까지 전력투구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총선 투입 ‘7호 인재’로 영입된 전은수 후보도 이날 무거천 일대를 시작으로 신복교차로와 신정동에서 집중 유세에 나서 “울산의 심장 남갑은 새 희망이 필요하다. 무능이 아니라 시대 변화를 빠르게 읽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며 한 표를 부탁했다. 전 후보 캠프는 “선거운동을 하면서 전반적으로 정권 심판에 대한 분위기와 함께 변화와 혁신을 바라는 바닥 민심을 절실히 느낀다”며 “파란 물결을 일으켜 국민이 승리하는 총선을 남갑에서 이끌겠다”고 했다.

남갑은 토박이들이 많이 사는 신정동과 학원가이자 부촌인 옥동을 중심으로 보수세가 강하다. 그렇다고 선거 판세가 예전처럼 보수 정당에 무조건 유리한 것도 아니다. 이번 선거는 현직 프리미엄이나 인지도를 무기로 독주하는 후보가 없고, 보수와 진보 모두 분열하면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미영(52) 후보는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에서 출마했고, 허언욱(60) 후보는 국민의힘 ‘국민공천’ 결과에 반발해 탈당과 동시에 무소속 출마했다. 여기에 울산 지역 최연소 후보인 우리공화당 오호정(33) 후보가 가세한 형국이다.

옥동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한 유권자(50대)는 “후보들 얼굴도 한 번 못 봤다. 플래카드를 보긴 했는데 모두 인지도가 약하니까 사실상 (정)당만 보고 뽑는 사람들 많을 것이다”며 “아무래도 줄곧 보수 정당에서 국회의원이 됐으니까 이번에도 국힘이 유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그의 지인이 “그래도 작년 남구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기는 거 봐라. 국힘도, 민주당도 오만하면 다 진다”며 “정치인들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고 했다.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치러진 16~21대 총선까지 남갑에선 국민의힘과 전신인 한나라당·새누리당·미래통합당이 연속해서 당선자(16~18대 최병국·19~21대 이채익)를 냈다.

다만, 가장 최근 선거인 지난해 4월 울산 남구의원 보궐선거(나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153표 차이로 승리한 적 있다. 국민의힘이 마냥 ‘보수 텃밭’이라고 안심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울산시청 인근에서 만난 회사원 박 모(30대) 씨는 “안 그래도 엄마가 주말에 벚꽃 놀이를 갔다가 국힘(김상욱) 후보를 만났는데 ‘사람이 싹싹하다’며 그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같더라”며 “나는 반대로 전은수 후보의 당차고 똑순이 같은 이미지가 좋고 남구도 좀 바뀌어야 발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민주당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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