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40도~영상 60도 극한 테스트, 현대차의 '비밀 기지'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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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남양연구소 가보니

전기차 개발 핵심시설 공개
배터리 화재 예방 연구 진행
변속 등 로봇이 테스트 주행
혹서·혹한환경 성능 실험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최근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그룹 연구개발의 산실인 남양연구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동력계 시험대에 테스트를 위해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가 올라가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최근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잇따라 수상하면서 그룹 연구개발의 산실인 남양연구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동력계 시험대에 테스트를 위해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가 올라가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최근들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품질과 효율성, 디자인 등에서 호평을 받으면서 세계 주요 자동차 상을 휩쓸고 있다. 현대차(제네시스)·기아 전기차의 수상실적은 최근 6개월간 13개 국, 52개로 집계됐다. 세계 3대 자동차 상 중 하나인 ‘월드카 어워즈’(WCA) ‘세계 올해의 자동차’의 경우 2022년 현대차 ‘아이오닉5’, 지난해 ‘아이오닉6’, 올해 기아 ‘EV9’이 3연속 수상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가 이렇게 발전하게 된데 일등공신이 바로 연구개발의 심장인 남양기술연구소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7일 국내 미디어를 대상으로 경기도 화성의 연구소를 공개했다.

전기차 개발의 핵심 시설로 꼽히는 곳인 ‘배터리 분석실’, ‘전기차 동력계 시험실’과 함께 상용차에 대한 시험이 이뤄지는 상용내구시험동과 상용환경풍동실도 소개했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기초소재연구센터 산하 배터리 분석실. 전기차 주행거리와 충전속도 등 핵심 성능을 결정하고, 가격에도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배터리다.

최근들어 잇따른 전기차 화재의 원인이 배터리로 지목되면서 화재 원인 예방과 대처를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배터리 분석실에서는 배터리의 세부 구성물질을 연구하고 셀의 성능과 안정성 등을 평가한다.

로봇을 이용해 차량의 가감속 제어를 하는 모습 로봇을 이용해 차량의 가감속 제어를 하는 모습

분석실은 드라이룸으로 관리된다. 실내 온도는 영상 20도 가량으로 유지되고, 습도는 이슬점이 영하 60도 이하다. 이재욱 재료분석팀장은 “전기차 배터리는 소재 특성상 수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이 같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드라이룸이라는 특수환경에서 셀을 해체하고 분석을 진행해야 신뢰성 있는 분석 결과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곳 분석실로 배터리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가는 곳은 셀 해체실로, 화재 위험을 차단하기 위해 바닥은 물론 벽과 천장, 테이블까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소재로 마감됐다.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전동화시험센터 내 전기차 동력계(파워트레인) 시험실. 전기차가 양산되기 전까지 성능과 품질을 개선하는 곳으로 구동모터, 인버터, 컨버터 등 전기차의 심장인 동력계가 이곳에서 다뤄진다.

시험실에 들어서자 좌우에 위치한 여러 개의 시험실 유리창 너머로 ‘위~잉’ 대는 모터 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테스트에 사용되는 동력계 장비 수에 따라 1축과 2축, 4축 동력계 시험실로 나뉜다.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4축 시험실로, 시험대에는 아이오닉5 한 대가 올려져 있었다.

1·2축 시험실이 배터리 시뮬레이터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실제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를 직접 활용하고 운전자가 차를 주행하는 것과 같은 조건에서 평가가 이뤄진다.

상용시스템 시험동 내 로봇팔을 이용해 현대차 승합차 ‘쏠라티’의 뒷문짝 개폐 내구시험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상용시스템 시험동 내 로봇팔을 이용해 현대차 승합차 ‘쏠라티’의 뒷문짝 개폐 내구시험을 하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아이오닉5 운전석에 있는 로봇은 사람처럼 두 발과 팔 하나로 가속·제동 페달을 밟기도 하고, 심지어 변속까지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상용차 연구 시설인 상용시스템시험동과 상용환경풍동실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상용환경풍동실은 상용차의 주행 종합시험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날 풍동실에는 현대차 ‘엑시언트’ 수소전기 트럭 한 대가 놓여있었다. 이곳 실내 온도는 영하 40도부터 영상 60도, 습도는 5%부터 95%까지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세계 곳곳의 극한 성능 시험에 대비한다. 400kW급 초고속 충전기 3대로 혹서·혹한에서의 배터리 충전 효율도 점검한다.

현대차그룹 측은 “연구원들은 시험실에서 얻은 다양한 데이터를 전기차 설계·개발 관련 부서들과 공유하고 개선점과 신차 개발시 전략 등도 협의하면서 세계 최고수준의 전기차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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