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을 정명희 vs 박성훈, 낙동강 벨트 격전지 판세 축소판, 인물 경쟁력 탄탄… 표심 안갯속 [PK 격전지를 가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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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선거구 ‘배지 전쟁’ 초박빙 관측
전 구청장·차관 출신 유권자 관심

정 후보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
박 후보 “진정성 갖고 유세 최선”

‘낙동강 벨트’ 판세의 축소판인 부산 북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명희(왼쪽),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각 후보 제공 ‘낙동강 벨트’ 판세의 축소판인 부산 북을에서 더불어민주당 정명희(왼쪽),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 각 후보 제공

선거구 획정으로 새롭게 바뀐 부산 북을은 ‘배지 전쟁’이 치열한 낙동강 벨트 격전지 판세의 축소판이다. 12년간 북강서을을 지켜온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강서에 등판한 데다 전직 구청장과 중앙부처 차관 출신의 인물 경쟁력을 갖춘 두 사람이 맞붙는 만큼 선거가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현재도 판세는 오리무중이다.

봄 기운이 완연한 2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찾은 북구 화명동 일대에는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의 유세차량이 바삐 움직이며 선거 분위기를 달구고 있었다. 길거리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대부분 “누구를 찍을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화명동 롯데마트 앞에서 만난 직장인 박종민(31) 씨는 “북을은 다른 지역보다 늦게 선거구가 정해지고 후보들도 자연스레 등판이 지연되다 보니 후보들을 아직 잘 모른다”면서 “앞으로 남은 일주일 동안 지켜보고 결정해야겠다”고 말했다.

기존 북강서을 선거구인 금곡·화명동은 21대 총선에서 김 의원이 62% 득표율을 기록할 만큼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곳이지만 표심은 안갯속인 것이다. 반면 새롭게 편입된 만덕1동은 북강서갑 지역구 시절 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19·20대 총선 당시 57%, 21대 총선에서 52% 지지를 받을 정도로 야당에 우호적이다. 그러나 이곳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만덕1동에 거주하는 70대 A 씨는 “이제 (전)재수가 아니고 다른 사람이 나온다고 하더라”라며 “우리 만덕에 잘해줄 사람이 누군지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도 더불어민주당 정명희,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는 초박빙 승부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바 있다.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공동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달 18~19일 북을 지역구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 자동응답 ARS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박 후보(45.6%)와 정 후보(44.1%) 격차는 격차는 1.5%포인트(P)로 오차범위 내에 불과했다. 북을 내 정당 지지율과 비교해 보면 박 후보는 국민의힘 지지율(44.5%)보다 1.1%P, 정 후보는 민주당 지지율(32.8%)보다 11.3%P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두 후보 모두 타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짧았던 유세 기간에도 불구하고 인지도를 빠르게 높이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북을 선거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면서 다른 지역보다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높은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길을 걷는 유권자들 일부는 일부러 걸음을 멈춰서 유세차량에 올라탄 운동원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도 했으며 선거 벽보를 유심히 읽기도 했다.

총선이 일주일 밖에 남지 않으면서 양 후보는 남은 기간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공천으로 먼저 선거전에 뛰어든 정 후보는 “유세 길에서 만나는 시민들이 ‘이번에는 꼭’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혼신의 힘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후보는 정 후보보다 뒤늦게 레이스에 합류한 만큼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인 오는 9일 자정까지 진정성을 갖고 유권자 한 명이라도 더 만나겠다는 각오다. 박 후보는 “22대 국회에 들어가 북구와 부산,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이 절실하다”며 “이 마음을 유권자들께 잘 전달해 4월 10일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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