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선거 승패 가를 사전투표일… 여야 “투표장으로” [미래 위한 선택 4·10]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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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부터 이틀간 총선 사전투표
역대 부산 선거 돌풍 진원 역할
18곳 중 7곳 오차범위 내 접전
여야 “우리에게 유리” 투표 독려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부산 연제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모의 투표를 하는 등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부산시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4일 오후 부산 연제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모의 투표를 하는 등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22대 국회의원 선거 사전투표일이 밝았다. 과거에 비해 참여율이 증가한 사전투표는 역대 부산 선거에서 돌풍의 진원지가 됐다. 사전투표율을 두고 유불리에 대한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여야는 일제히 투표 독려에 나서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4·10 사전투표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실시된다. 유권자는 신분증을 지참하면 주민등록 소재지와 관계없이 각 동 주민센터 등 전국 3565개 사전투표소 어디서나 투표할 수 있다.

사전투표는 2014년 6·4 지방선거 때 전국 단위 선거로는 처음 도입됐다. 부산의 경우 2014년 8.9%에 불과했던 사전투표율이 2018년 지방선거 때는 17.2%로 껑충 뛰었고, 2020년 21대 총선에선 25.5%에 달했다. 이후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와 2022년 지방선거에서 각각 18.65%, 18.59%로 소폭 줄었으나 2022년 대선 때는 34.25%까지 급증했다. 이번 4·10 총선에서도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이 팽팽하고 맞서고 있어 사전투표율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투표는 부산 역대 선거에서 승패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히든카드’로 작용해 와 지역 정가에선 사전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2018년 부산시장 선거에서 당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당선인은 자유한국당 서병수 후보를 18%포인트) 앞섰는데, 현장 투표보다 사전투표에서 두 사람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21대 총선에서는 피 말리는 접전 끝에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을)·최인호(사하갑) 의원이 마지막 관외 사전투표함 개표에서 역전극을 그리며 각각 미래통합당 이언주·김척수 후보를 이기고 재선에 성공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사례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으로도 다수 있는 만큼 사전투표가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이는 40대 이하의 사전투표 참여율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사전투표에서도 참여율이 높을 경우 민주당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이 제기된다.

하지만 40대 이하의 이념 성향이 과거와 달라지고 있는 만큼 사전투표가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공식이 더이상 성립하지 않는다는 반론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대선에서 사전투표율은 전국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에 이번 총선에서도 사전투표율이 높은 게 어느 쪽에 유리할지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부산 총선의 경우 〈부산일보〉의 3차례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듯 상당수 지역이 접전을 벌이고 있어 사전투표가 지지층 결집의 확실한 동기 부여가 될 전망이다. 양측 진영에서 사전투표율에 대한 유불리 계산이 힘든 만큼 지지층의 투표 독려를 더욱 할 것이란 말이다. 〈부산일보〉 1·2·3차 여론조사 결과, 부산 18개 지역구 중 경합지역이 절반 가량 된다.

특히 지지층이 사전투표 참여에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국민의힘에서도 “투표하면 우리가 된다”며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사전투표하면 진다, 투표율 높으면 진다’ 이런 얘기에 신경 쓰지 말고 ‘내가 찍으면 우리가 된다’, ‘우리가 찍으면 대한민국이 이긴다’는 생각만 하고 모두 투표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이날 부산역에서 '부마항쟁과 촛불을 넘어, 투표 혁명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대표는 "압도적 다수 국민이 원하는 대로 세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내일과 모레 사전투표에 꼭 참여하고 남은 시간은 다른 유권자들이 주권을 포기하지 않도록 설득해달라"면서 "투표 참여가 곧 권력이고 포기는 내 삶을 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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