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주 유일 당선 전재수·야권 바람 방어 박성훈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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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전지 낙동강 벨트 북구 당선인
전, 20년간 밀착 지지세 단단
"민주 부활 위한 전진기지 각오"
박, 갖은 우여곡절 끝 값진 승리
"고생한 만큼 공들여 의정 활동"

부산 북갑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10일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왼쪽). 부산 북을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가 1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북갑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이 지난 10일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왼쪽). 부산 북을 국민의힘 박성훈 후보가 11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북구는 ‘낙동강 벨트’에서도 가장 주목도가 높은 지역이었다. 이번 총선에서 분구되며 ‘북갑’은 바닥 다지기의 1인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부산시장을 지낸 국민의힘 5선 서병수 의원이 맞붙었고, 민주당 정명희 전 북구청장과 국민의힘 박성훈 전 해수부차관이 신설된 ‘북을’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였다. 전 의원은 부산 민주당에선 유일하게 당선되며 자존심을 지켰고, 박 당선인은 뒤늦은 공천 확정에도 뒷심을 발휘하며 북구에서 전 의원과 균형을 맞췄다.

■전재수, 민주당 부활의 전진기지

국민의힘은 선거 기간 내내 북구 공략에 총력을 쏟았다. 낙동강 벨트 한가운데 위치한 북구는 정치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든 흘러갈 수 있는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그런 북갑 선거에 늘 여유로운 모습으로 일관했다. 전재수 의원은 지역에서 20년간 밀착 행보를 하며 단단한 지지세를 쌓았다. 선거 초반 마땅한 북갑 지원자가 나서지 않아 애를 먹었던 국민의힘은 결국 전 의원에 맞서 중진인 서병수 의원을 전략 배치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전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 의원에 줄곧 앞섰고, 지난 10일 52.3%의 득표율로 46.7%에 그친 서 의원을 따돌리고 3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현재 전 의원이 처한 상황은 녹록지 않다. 22대 국회에선 부산 민주당 동료 의원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할 판이다. 전 의원은 “(나를 제외하곤) 모두 선거를 패한 상황이라 무슨 말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망연자실했다. 지역에서 워낙 개인 지지층이 두터운 그는 “막판 유세에서도 보수세가 결집한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면서도 “서울과 수도권에서 워낙 민주당 지지율이 강하게 올라오니까 부산에서는 보수층이 대대적으로 결집한 것으로 보인다”고 되짚었다.

그러나 전 의원은 선거 결과에 대한 충격은 털어버리고 부산 민주당 부활을 위해 스스로 ‘전진기지’가 되어야 할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그는 “부산에 하나뿐인 민주당 의원으로서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과 산업은행 부산 이전, 무엇보다 더 중요한 가덕신공항 현안을 더 각별히 챙기겠다”면서 “막중한 책임을 갖고 부산 민주당이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박성훈, 야당 파도 막은 방파제

북을에서 당선된 박성훈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부산시 경제부시장, 해양수산부 차관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총선에 도전장을 던졌지만 고향인 부산진갑에서 컷오프(경선 배제) 되는 등 누구보다 부침이 잦았다. 북을에서도 다시 4자 경선을 거치는 등 정치 신인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결과는 값진 승리로 돌아왔다.

특히나 맞상대였던 민주당 정명희 후보는 전재수 의원의 구청장 러닝메이트로 활동했던 터라 이번 낙동강 벨트 선거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값지다.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 내에서 가장 지지율이 탄탄한 전재수 의원의 영향력이 북을로 확산되길 기대했지만,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박 당선인은 유세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남들보다 짧게 주어진 시간에 인지도를 빠르게 올리는 일이었다고 했다. 그는 “선거 전날까지도 분구가 된 줄 모르시고 ‘김도읍 의원 어디 갔느냐’고 묻는 어르신도 있을 정도여서 더 땀을 흘리고 주민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청장을 지낸 정 후보의 인지도가 걱정됐지만 선거구 내 가장 큰 아파트 단지인 롯데캐슬카이저 주민축제에서 소개되었을 때 같이 있던 정 후보보다 더 큰 환호가 나오는 것을 듣고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며 웃었다.

박 당선인은 선거 직후인 11일에도 한 시간 남짓 잠을 청한 뒤 줄곧 지역에 감사 인사를 드렸다. 그는 “선거 기간 눈을 마주하고 인사를 드린 한 분, 한 분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 공들여 의정 활동을 해 나가겠다”며 “주요 공약인 화명과 서면을 연결하는 도시철도를 민간투자 방식으로 건설하고 교육 국제화 특구를 우선 지정해 명문고를 지역에 유치하겠다”고 강조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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