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시장 3선 도전 가능성
여권 김도읍·이헌승·장제원
민주 전재수·박재호·최인호
자천타천 주요 후보군 거론

22대 국회의원 선거가 끝나면서 부산 정치권의 시선은 2026년 부산시장 선거로 움직인다. 박형준 부산시장의 3선 도전이 유력시되는 가운데 지역 정치권은 여야 주요 당선·낙선인들의 2년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4일 부산 정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제9회 지방선거(2026년 6월 3일)가 2년 넘게 남았지만 자천타천으로 벌써부터 거론되는 부산시장 후보군은 10명 안팎에 달한다. 이들 모두 국회의원 선거가 막 끝난 까닭에 부산시장 레이스 출마에 대해서는 극도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정치 상황이 얼마든 달라질 수 있어 단호히 선을 긋고 있지는 않다.

우선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그와 함께 경제부시장과 경제특보로 시 주요 경제 정책을 이끌어온 국민의힘 이성권(사하갑), 박성훈(북을) 당선인이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박 시장의 입지는 더욱 견고해질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다만, 국민의힘이 부산에서 압승하면서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박 시장의 행보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 경우 부산 국민의힘에서 4선에 성공한 김도읍(강서), 이헌승(부산진을) 의원이 여권 내 유력 부산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 의원은 12년간 지역 사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이해도를 보여 와 행정가로서도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2021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이 박 시장의 조직 관리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는데, 당시 이를 계기로 시장 선거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과 함께 22대 국회에 다선 의원으로 체급을 키우게 될 이 의원은 부산 대개조 사업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도심철도 재배치 전문가’다. 초선 시절부터 범천철도차량기지 이전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21년에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야당 간사이자 교통법안심사소위 위원장을 맡아 가덕신공항 건설의 법적 기반인 특별법의 순항을 유도해 왔다.

여권에서는 이번 총선에 불출마한 국민의힘 장제원(사상) 의원도 주요 부산시장 후보로 분류된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KDB산업은행 부산 이전 공약 성안에 관여했다. 이미 장 의원은 자신이 이끄는 싱크탱크 부산혁신포럼을 통해 지역 정계, 상공계, 학계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시민 네트워크를 구성한 상태다.

야권에서는 우선 부산에서 유일하게 민주당 소속으로 22대 국회 입성에 성공한 전재수(북갑) 당선인이 거론된다. 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자신의 우세 지역인 만덕1동이 빠진 채 상황에서도 3선에 성공했다. 그는 민주당에서 친노(친노무현) 막내인 만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떨어진 민주당 최인호(사하갑), 박재호(남) 의원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전 당선인의 출마는 불발될 수 있다. 부산시장 본선 후보로 출마할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이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우선 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부산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꼽히는 가덕신공항 특별법이 처리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여기다 가덕신공항의 견제를 위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TK 신공항 특별법을 밀어붙일 당시 국토위 법안소위위원장으로서 부산 의원 중 유일하게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소신 정치로 시민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 세 명 중 맏형인 박재호 의원은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표가 부산을 찾아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해 노골적으로 외면할 당시에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지역 민주당 원내외 인사 가운데 유일하게 그를 향해 직격하며 지역 발전을 최우선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특히 지난해 21대 국회 마지막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합류, 부산 주요 예산을 확보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는 호평도 받고 있다.

이은철 기자 eunche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