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의령군 맑은 물 공급 상생협약… 30년 숙원 물꼬 텄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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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 원활한 추진 상호협력키로
농업용수 부족 예상되면 취수 중단…부산은 연 200억 원 농산물 구매 지원
창녕 합천 동의 과제로…부산 "2028년 공급 목표로 지자체 설득에 최선"




부산 시민의 식수 원수를 취수하는 경남 물금·매리 취수장 인근 낙동강 전경. 연합뉴스 부산 시민의 식수 원수를 취수하는 경남 물금·매리 취수장 인근 낙동강 전경. 연합뉴스

부산 시민이 30여 년간 바라왔던 맑고 안전한 식수 확보 사업이 부산시와 경남 의령군의 상생협약 체결로 첫 물꼬를 텄다. 부산시는 2028년 맑은 물 공급을 목표로 취수원이 있는 나머지 지자체인 창녕군과 합천군의 동의를 끌어내는 데 총력을 쏟겠다는 계획이다.

부산시는 지난 12일 의령군과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에 상호 협력하고 사업 추진 영향 지역 주민 지원과 농업 피해 예방을 최우선으로 하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했다고 15일 밝혔다.

협약식에는 의령군을 방문한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태완 의령군수가 서명했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사업은 1991년 페놀 사태 이후 부산과 동부 경남 주민의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사업이다. 의령과 창녕의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의 복류수를 하루 90만t 취수해 부산(42만 t)과 동부 경남(48만 t)에 공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부산의 하루 식수와 생활용수 수요량(95만~100만 t)의 절반을 차지하는 양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사업 추진을 위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에 관한 용역을 했다. 환경부는 취수지점 분산, 지점별 취수량 축소 등으로 취수지역 지하수위 저하를 최소화하고, 창녕함안보 상류 지역 강에서 취수함으로써 취수 안정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의령군과 상생협력은 부산시의 30년 숙원사업인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 공급'에 물꼬를 트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시는 농업용수 부족이 예상되면 취수를 중단하는 등 취수지역 농민의 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하고, 의령군 농산물 구매 지원 등 상생발전 방안을 추진한다.

시는 2028년 건립 예정인 먹거리통합지원센터에서 연간 200억 원 규모로 취수지역 농산물 구매를 지원할 예정이다. 취수지역 농민들이 정기적이고 안정적인 판로를 구축하기 위한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비롯해 재부경남향우연합회 회장, 재부의령향우회 수석부회장, 농협중앙회부산본부장 등도 협약식에 참석해 2100만 원의 고향사랑기부금을 전달했다. 민간 차원에서도 의령군 농축산물 구매 등 상생협력을 다짐했다.

의령군이 전향적으로 물 공급에 합의하면서 이제 남은 숙제는 창녕군과 합천군의 동의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2026년 취수공과 송수관로 시설 공사에 들어가 2028년에는 부산에 맑은 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나머지 자지체 설득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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