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쪼그라든 PK 야권, 친노 막내 전재수가 이끄나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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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등 전력 투구에도 무성과
좌장급 김두관·박재호 등 원외로
PK 교두보 노리는 조국 등 변수

22대 총선에서 부산 민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당선된 전재수 의원. 김종진 기자 kjj1761@ 22대 총선에서 부산 민주당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당선된 전재수 의원. 김종진 기자 kjj1761@

4·10 총선에서 지역 기반이 약화된 부산·울산·경남(PK) 야권 내부의 권력 지형에도 일부 변화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접전지로 분류된 ‘낙동강 벨트’를 비롯해 PK 의석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당 간판인 이재명 대표가 지난달 15일과 이달 3~4일 두 차례 PK를 찾았고, 공동선대위원장인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선거 기간 PK를 집중 지원했다. 여기에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PK를 돌며 당 후보들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섰고, 문 전 대통령의 측근인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낙동강 벨트에 아예 상주하며 선거전을 도왔다.

당내 주력급 인사들의 집중적인 PK 선거 지원은 이 지역이 민주당에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당의 약세 지역인 PK 탈환은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으로의 도약이라는 큰 의미를 가지며, 그 성과를 도출해낸 인사의 당내 위상도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본산 격인 PK와의 강한 유대감은 민주당 차기 주자들에게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들의 지원은 실패로 끝났다. 선거 결과 PK 원내 ‘좌장’ 격인 김두관(경남 양산을), 박재호(부산 남) 의원은 물론 22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으로 유력했던 최인호(사하갑) 의원이 모두 낙선해 원내 영향력을 잃게 됐다. 경남의 민홍철(김해갑), 김정호(김해을) 의원이 각각 4선, 3선이 됐지만, 중앙 정치권에서 존재감이 약한 편이다. 이재명 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에도 전원 낙선한 친명(친이재명)계 원외들의 입지도 축소될 전망이다.

그런 측면에서 막판 ‘보수 결집’ 역풍을 자력으로 뚫고 3선 고지에 오른 전재수(북갑) 의원이 PK 야권의 중심 인물로 부상할 전망이다. 평소 방송 패널 등으로 인지도를 쌓은 전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탄탄한 지역 기반을 증명하며 전국구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보수 언론마저도 ‘개인기’로 ‘바람’을 누른 그의 선전을 주목하는 분위기다. 부산 정치권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야당과의 채널이 축소된 PK 지역 차원에서도 현안 해결 등을 위해 전 의원의 역할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선 돌풍의 주역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주목된다. 부산 출신인 그는 선거 기간 ‘동남풍’을 언급하며 PK 기반 확대에 집중했고, 틈만 나면 ‘부산 사투리’를 쓰면서 지역 정체성을 강조했다. 조 대표 등 조국혁신당 당선자들은 15일 총선 이후 첫 일정인 1박 2일 워크숍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평산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김해 봉하마을에서 치렀다. 지역 야권의 세력 재편 와중에 친노·친문 ‘적자’를 자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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