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총장 추천 거부 ‘논란’…총장 공백 우려도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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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추위, 지난 5일 만장일치 의결
권 총장 연구윤리 검증 문제 제기
국무회의 상정 미지수…공백 우려

권진회 교수가 경상국립대 제12대 총장임용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됨에 따라 지난 2월 27일 당선증을 받았다. 경상국립대 제공 권진회 교수가 경상국립대 제12대 총장임용 1순위 후보자로 선출됨에 따라 지난 2월 27일 당선증을 받았다. 경상국립대 제공

지난 2월 총장 선거를 끝내고 1순위 후보를 뽑은 경상국립대학교가 두 달이 넘도록 아직 교육부에 총장 추천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추천 후 교육부 인사 검증과 대통령 인가까지 두 달 정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총장 공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경상국립대 총장임용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관계자에 따르면 신임 총장 임용 절차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총추위가 총장 추천 의결 내용을 대학본부에 전달한 게 지난 5일인데, 2주 가까이 교육부에 결과를 넘기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경상국립대는 앞서 지난 2월 7일 제12대 총장임용후보자 선거를 치렀으며, 권진회 항공우주 및 소프트웨어공학부 교수가 환산득표율 72.992%를 얻어 1순위 임용후보자로 선출됐다. 이후 총추위는 후보자 검증을 진행한 결과 ‘문제 없음’으로 판단했고 위원 전원 만장일치로 추천을 의결했다.

또한 1, 2순위 후보에 대한 연구윤리 검증 역시 통상적인 사례 대비 강하게 진행했으며, 지난 5일 모든 의결 내용을 대학본부에 전달했다. 이제 대학본부가 교육부 장관에게 후보자를 추천하면 대학에서의 과정은 모두 끝난다. 이후에는 교육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심의, 인사혁신처 후보자 제청, 국무회의 심의·의결, 대통령 재가 순을 거쳐 총장이 확정된다.

하지만 취재 결과 경상국립대 총장 임용 절차는 현재 대학본부의 후보자 추천 단계에서 멈춰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 총장인 권순기 총장이 총장임용 1순위로 선출된 권진회 교수 연구윤리 검증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교육부에 총장 후보 추천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총장이 신임 총장 후보 추천을 막아서거나 총추위 의결 내용을 2주 가까이 교육부로 보내지 않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실제 부산대의 경우, 경상국립대보다 하루 앞서 총장 선거를 치렀는데, 이미 지난달 교육부에 후보를 추천한 상태다.

총추위와 교수회는 이미 검증·의결한 사안을 현 총장이 이의를 제기하며 관련 결재를 하지 않고 차기 총장 추천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총장의 월권 행위’라며 반발하고 있다.

총추위 관계자는 “이미 총장이 임명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난 부분이다. 또한 교육공무원법 시행령에는 총추위원장 후보자를 결정해 대학의 장에게, 대학에 통보한다고 돼있다. 대학은 이를 교육부에 전달하는 역할을 가질 뿐이다. 선거가 옳은지 그른지를 검증하는 역할은 없다. 총장 말대로 되면 앞으로 모든 대학은 총장 선거를 못한다”고 주장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경상국립대 총장 임기는 오는 6월 7일 시작된다. 이를 맞추려면 적어도 5월 국무회의에는 총장 임용 건이 상정돼야 한다. 이에 앞서 교육부 교육공무원 인사위원회 심의, 인사혁신처 후보자 제청까지 진행돼야 함을 감안하면 이미 후보자에 대한 공문이 교육부에 발송됐어야 한다. 총추위는 급한 대로 교육부에 사전 자료 검토를 요청한 상태지만 이마저도 한계다. 17~18일까지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지만 제시간에 맞출 수 있을 지 미지수다.

대학 총장 결정이 미뤄져 총장 부재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칫 5월 우주항공청 개청 연계 과제 수행과 우주항공방산 분야 글로컬대학 추진, 의대 증원 문제와 창원 병원 교육 캠퍼스 지정 등 경상국립대가 직면한 여러 과제 수행에 차질을 빚을 우려도 제기된다.

대학본부 관계자는 “대학 총추위에서 총장 임용후보자에 대한 검증결과가 나왔다. 조만간 교육부로 보낼 예정이다. 하지만 대학 연구윤리진실성 위원회에서 두 후보자에 대한 연구윤리검증이 끝나지 않은 상태여서 미완성 상태로 교육부에 총장추천임용후보자 공문을 조만간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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