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 울리는 반려견 심장병, 주기적 검사로 조기 발견을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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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발작 지속 땐 심장병 의심
조기 발견 땐 진행 늦출 수 있어
노령성 심장 질환 약물로 관리
음수량·온도·공기질 관리 ‘필수’
식이 관리와 운동도 동반돼야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심장병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노령 동물일수록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된다.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심장병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노령 동물일수록 주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하는 것이 병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된다.

A 씨가 잠에 들려는 순간 캑캑거리며 반려견 햇살이가 기침을 시작했다. 잦아들지 않는 기침 소리에 걱정이 돼 동물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심장병 진단을 받았다. 반려동물 심장병도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관리한다면 심부전 발생 시기를 늦추는 등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야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심장병의 증상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다솜동물메디컬센터 내과·심장전문 남효승 원장의 도움말로 반려견 심장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반려동물 심장병이란?

심장병은 보통 선천적인 원인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후천적 원인으로 나뉜다. 판막성 폐쇄 부전증과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발병하는 폐성 고혈압은 대표적인 노령성 심장 질환이다. 반려견이 기침을 하거나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가빠지고 기운이 없거나 갑작스럽게 발작·실신 증상을 보인다면 심장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복수가 찬 것처럼 배가 불룩한 증상을 보인다면 빠른 검사가 필요하다.

그중에서도 이첨판막폐쇄부전증(MMVD)은 반려견 전체 심장 질환의 75%를 차지한다. 이첨판의 점액종성 변화와 혈액의 역류 증상으로 인해 좌심방과 좌심실이 비대해지고 추후에는 좌심방 압력의 상승으로 폐수종과 같은 좌심부전의 임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장 질환은 A~D로 단계가 나뉜다. 병은 없지만 발병할 수 있는 고위험군의 반려동물을 A단계, 판막의 변성이 확인되고 혈액의 역류 소견은 있으나 아직 심장비대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를 B1, 심장비대를 동반했을 때는 B2단계로 본다. 남효승 원장은 “좌심부전의 임상증상이 있다고 하면 C단계로 보고 입원을 해야 하는 급성기의 군을 C-acute, 집에서 꾸준하게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는 만성기의 군을 C-chronic으로 명명한다”고 설명했다. 표준치료를 하고 있는데도 지속적으로 심부전 임상증상을 보이고, 약물에 대한 반응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D단계다. D단계도 D-acute, D-chronic 군으로 분류한다.

심장병의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무증상 상태에서 심장 변형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장병을 조기 진단하고 관리해 나가면 심부전 발생 시기를 약 60%(평균 15개월) 지연시킬 수 있다.

남 원장은 “반려동물의 고령화로 인해 많은 보호자들이 심장병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며 “노령 반려동물이 있다면 흉부 방사선 촬영과 심장 초음파 검사를 주기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조언했다.

■심장병 완치 가능할까?

심장병 완치 여부는 질환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선천적 심장 질환 중 이상 혈관 질병인 션트(Shunt)와 관련된 질환은 완치 가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일부 선천성 심장 질환과 노령성 후천성 심장 질환의 경우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임상증상의 개선 및 완화에 초점을 맞춰 치료가 진행된다.

최근 노령성 후천성 심장 질환인 판막성 폐쇄 부전증에 대한 치료 옵션 중 개심술을 통한 판막 성형술과 V-clamp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경우에 따라서는 완치에 가깝게 개선되는 경우도 있다. 구체 질환의 종류 및 등급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다를 수 있으니 반드시 수의사와 상담 후 진행해야 한다.

■심장 질환 관리 방법은?

심장 질환은 관리가 필요한 질병이기에 보호자의 꾸준한 관심이 중요하다. 심장병 단계와 다른 질병 동반 여부에 따라 관리법 역시 다르다.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음수량과 온도와 습도, 공기질 관리가 필수다. 반려동물에게 임상증상이 있다면 기침 빈도수와 수면 시 호흡수 모니터링도 필수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이 흥분하는 빈도수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좋다. 동물병원 내원 시에는 ‘기침을 이전보다 많이 해요’보다 ‘기침 횟수가 평균 5~7회로 늘었어요’처럼 정확한 수치로 표현하는 것이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의 심장병 단계와 복합 기저 질환에 맞는 식이관리 및 운동도 동반돼야 한다. A단계와 B1단계는 크게 식이관리가 필요하지 않다. 심장비대가 있는 B2단계에는 경도~중등도의 염분 제한과 충분하고 질이 좋은 단백질원 공급이 필요하다. 심부전을 동반한 C단계부터는 엄격한 염분 제한, 적극적인 심장 사료 적용이 필요하다. 남 원장은 “심각한 신부전이 동반되지 않는 한 저단백사료로 고안된 신장 사료는 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에는 강아지 확장성 심근증과 관련성에 대한 보고가 있는 그레인프리사료를 피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남효승 원장은 “C단계로 들어서면 대략적인 생존 기간이 정해지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자책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시점에 치료를 받으면 생존 기간을 연장시킬 수 있다”며 “수의학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다양한 옵션이 있으니 보호자들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힘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수빈 부산닷컴 기자 suvel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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