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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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주 부산문화 대표

오는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K-아트팝 가곡의 밤’ 공연 포스터. 부산문화 제공 오는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K-아트팝 가곡의 밤’ 공연 포스터. 부산문화 제공

필자는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AMP)이나 시민대학을 비롯한 사회단체에서 특강 요청이 들어오면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행복한 삶’이라는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인간은 태어나서 한평생 행복을 추구하고 살아간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흐뭇함 또는 그런 상태’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바쁜 일상의 현대인에게는 항상 행복한 상태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하다.

많은 철학자가 행복에 대한 정의를 남겼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인간의 고유한 기능이 덕에 따라 탁월하게 발휘되는 영혼의 활동”이라고 정의하며 “최상의 좋음이 행복”이라고 했다. 영국 사상가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의 조건을 ‘주변 사물과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크고 작은 일에 열정을 가지는 것’이라고 했다.

문화 불모지 부산 공연 환경 매우 열악

부산 문화 발전 위한 공연기획 보람 커

문화예술에 지방정부·기업 지원 절실

지역 예술·예술인에 대한 사랑도 중요

연주회 관람은 행복한 삶 실현하는 길

필자는 문화의 불모지라는 부산에서 그것도 힘들고 어렵다는 클래식 공연을 30년 동안 열정을 가지고 무대에 올리고 있다. 가족들에게는 평생 돈 안 되는 일을 한다는 핀잔을 듣고 있지만, 부산의 문화 지킴이 역할을 한다는 지인들의 칭찬도 자주 듣는다. 운명처럼 뛰어든 공연기획자의 길은 내가 선택한 일이고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 주는 일로 판단해 후회하지 않는다.

1990년대 중반, 처음 공연기획 사업을 시작할 시기에 부산에서 활동하는 민간 문화예술 단체는 손꼽을 정도였다. 당시 부산에서 유일한 오페라단인 나토얀오페라단의 마지막 사무국장을 맡았고 민간 오케스트라도 운영했다. 이때부터 클래식 공연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면서 지금까지 줄곧 공연기획자의 길을 걸어왔다.

현재 부산에는 많은 민간 오페라단과 여러 민간 오케스트라가 활동하고 있지만, 힘들고 어려운 현실은 30년 전과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정부 보조금과 지원금 없이는 제대로 된 오페라 한 편을 제작할 수 없고, 민간 오케스트라 역시 자생력을 가질 수 있는 역량이 조성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순수 예술 분야는 지방정부의 지원과 기업의 메세나(Mecenat)가 절실히 요구된다. 메세나는 기업이 문화예술에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의 메세나는 기업뿐 아니라 시민들이 문화와 예술에 관심과 사랑을 갖고 동참하는 것이다. 부산에는 오페라단, 오케스트라단, 합창단, 극단, 실내악단 등 크고 작은 공연 단체가 많이 존재한다. 단체마다 시민들의 관심과 후원이 절실하며, 이러한 단체들이 활성화될 때 부산이 문화 불모지가 아닌 문화의 중심 도시가 되리라 확신한다.

10년 전 일본 고베의 한일 교류 연주회를 마친 후 다 함께 모인 자리에서 발언한 히라노 고베시의원이 생각난다. 그는 시의원이 도로를 넓히고 항만과 교량을 건설하는 큰일도 중요하지만, 문화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도 정치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 자리에서 우리나라의 고베 총영사는 외교관의 입보다 멋진 공연이 훨씬 외교적이라고 강조했다.

인생에서 사랑을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것은 더한 행복감을 준다. 그 사랑의 대상이 예술이나 예술가라면 더할 나위 없는 일이다. 사람이 태어나 예술가가 못 될 바에는 예술 후원자가 되는 것도 멋질 것이다.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공연 티켓 한 장 구입하는 것, 예술단체 후원 회원이나 후원 기업이 되어 주는 것이 우리 사회를 아름답게 하는 초석의 하나라고 하겠다.

오는 24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K-아트팝 가곡의 밤’ 공연이 펼쳐진다. 이를 위해 우리 가곡을 세계에 알리려는 작곡가 김효근 이화여대 교수의 노력이 대단하다. 이날 공연에서 부산의 실력 있는 성악가들이 출연해 오케스트라 반주로 아름다운 우리 노래를 열창한다. 많은 관객이 와서 행복한 시간을 만끽하면 좋겠다. 이번 공연은 기업 메세나와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문화 소외계층 300여 명을 초청한다.

행복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무언가를 서로 나누고 함께하는 게 행복이다. 지금도 좋은 공연을 위하여 피땀을 흘리는 멋진 예술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고, 아낌없는 성원과 후원을 부탁드린다. 4·10 총선이 끝나고 야외로 나들이하기 좋은 행락 철을 맞았다. 지역 예술인들이 힘든 가운데서도 공을 들여 마련하는 다양한 연주회로 나들이해 즐기는 것도 행복한 삶을 사는 방법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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