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 홍수에 발 묶인 ‘사막’ 두바이
1년 강수량 하루 만에 쏟아져
도로 잠기고 공항 무더기 연착
지난 16일 UAE 두바이에서 12시간 동안 폭우가 쏟아져 시내 주차장이 물에 잠겨 있다. AFP연합뉴스
건조한 사막 기후인 중동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6일(현지시간) 1년 치 비가 12시간 동안에 쏟아지며 도로 등이 물에 잠겼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바쁜 공항으로 꼽히는 두바이 국제 공항은 이날 한때 운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두바이 공항 기상관측소에 따르면 이날 두바이 전역에는 12시간 동안 거의 100㎜에 달하는 폭우가 내렸다. 이는 평소 두바이의 1년치 강수량이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많은 비에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대피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쇼핑몰과 주택 안으로 빗물이 들이닥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두바이 공항 활주로가 침수돼 여객기들이 마치 강에 떠가는 배처럼 물에 잠겨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기상 악화로 인해 두바이 공항은 이날 약 30분간 운영을 중단했다. 공항 측은 “공항으로 오는 도로 대부분이 물에 잠겨 앞으로도 공항 운영에 상당 부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두바이 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 수십 편이 지연되거나 결항했다. 두바이 정부 소유 저가항공사 플라이두바이는 이날 저녁부터 이튿날인 17일 오전 10시까지 두바이에서 출발하는 모든 비행편의 운항을 취소했다.
덥고 건조한 사막 기후인 두바이에서는 평소 강수량이 적어 폭우와 같은 기상이변에 대응할 기반 시설이 부족해 홍수 피해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에 쏟아진 이례적인 폭우는 현재 아라비아반도를 관통해 오만만으로 이동 중인 폭풍 전선 탓이다. 이 전선의 영향을 받아 인근 오만과 이란 남동부 지역에도 이례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이달 14일부터 비가 이어지고 있는 오만에서는 홍수로 지금까지 최소 17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오만 국가재난관리위원회가 이날 밝혔다. 오만 당국은 이날 5개 주 공공기관의 업무 중단을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