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부산 분리매각 골든타임 놓칠라… 부산시 적극 나서야”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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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공계·시민단체, 시 대응 촉구
미온적 태도 일관 실기 우려 제기
분리매각 TF ‘개점휴업’도 비판

“6월 미국 승인 결정 전 서둘러야”
시 “정부·산은 등 적극 설득 계획”

에어부산 분리매각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시민단체는 17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미온적인 대처를 강력 비판했다. 시민공감 제공 에어부산 분리매각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시민단체는 17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의 미온적인 대처를 강력 비판했다. 시민공감 제공

지역 거점 항공사 에어부산의 지역 대표 주주로서 분리매각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할 부산시가 미온적인 대처로 에어부산 분리매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지역사회는 시가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하며 보다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부산시는 지난 2월 초 산업은행과 비공식적인 면담을 갖고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요구한 이후 지난달 중순 산은으로부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에 대한 미국경쟁당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논의할 상황이 아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산은을 통해 대한항공과도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달 초 산은 측으로부터 “대한항공이 기업결합 관련 미국 심사를 앞두고 (부산시와)만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는 내용을 전달 받았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이르면 오는 6월 미국의 승인 여부가 판가름나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더욱 힘들어진다는 데 있다. 산은과 정부의 영향이 미칠 수 있을 때 분리매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승인 결정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지만 부산상의와 공동 운영 중인 분리매각 태스크포스(TF)는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말 부산상의와 부산시, 지역 주주들은 분리매각 TF(시·부산상의), 인수추진 TF(주주 기업), 에어부산 분리매각 공동추진협의회(시의회·시민단체·학계)로 역할을 나눠 분리매각 추진에 나선 바 있다. 총선과 부산상의 회장 선거 등을 이유로 소통할 시간이 없었다고 하지만 시의 미온적인 대처로 지지부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시와의 소통이 별도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에어부산 분리매각 공동추진협의회 차원에서 분리매각 운동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부산의 한 상공계 인사는 “산은이 에어부산을 매물로 내놓도록 시가 다각도로 설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계 역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에 대해 이미 분리매각 결정을 내린 만큼 시 차원에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보다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재원 신라대 항공대학장은 “화물 부문 매각이라는 선례에 비춰볼 때 에어부산 분리매각 역시 기업결합을 통해 항공산업 경쟁력을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에 벗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시가 적극 부각시켜야 한다”며 “시는 지역 주주이자 시민참여 대표로서 에어부산 분리매각이라는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에어부산 분리매각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온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등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의 미온적인 대처를 강력 비판했다. 시민공감 이지후 이사장은 “지역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 가덕신공항이 성공하려면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필수요소인데 박형준 시장의 행보가 전혀 없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전반에 대한 국정조사를 촉구하는 한편 전략커뮤니케이션실을 해체하면서 지역 여론을 악화시킨 데 이어 직장 내 괴롭힘 등으로 진정이 제기된 에어부산 두성국 대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역시 같은 날 오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와 정부 여당은 적극적인 지역 거점 항공사 유치와 에어부산 분리매각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김광회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지역이 탄생시킨 에어부산이 다른 곳으로 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시 차원에서 정부와 산은, 대한항공까지도 적극 설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여진 기자 onlype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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