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고 시대’ 불안한 투자 심리, 안전자산 쏠림 가속화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금 선물 ETF 수익률 최근 급상승
은행 골드바 등 실물 판매도 급증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상품 모습. 연합뉴스 한국금거래소에 전시된 골드바 상품 모습. 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연일 하락하고 가상자산도 급락세를 보이면서 투자심리가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 시기 지연을 시사하고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인한 중동발 위험이 커진 탓이다. 이달 들어 골드바 구매, 금 관련 투자상품 투자액이 폭증했다.

18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53억 6876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 한 달간 골드바 판매 금액의 약 62%에 달하는 것이다. 부산은행에서도 지난 15일까지 골드바 판매액은 3억 9422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한 달간 2억 7721만 원이 판매됐는데, 15일 만에 지난달 판매액의 40% 이상을 초과했다. 골드바는 은행이 파는 실물 금이다. 이달 중순까지 판매 속도를 고려할 때 4월 한 달간 판매금은 연중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 관련 간접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수요가 몰리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상장지수펀드(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로 나타났다. 이 상품은 대표적인 금 선물 연동 상품인데 이달에만 수익률이 14.05%에 달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이 상품의 수익률은 8%대로 전체 ETF 상품 중 수익률 상위 200위 권 대에 머물렀다. 거래 대금도 55억 원 수준으로 같은 기간 거래 대금이 가장 많았던 KODEX 레버리지(23조 원)의 0.02%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이달 들어 13거래일 동안 43억 원의 거래 대금이 몰렸다. 금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많아졌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환율 급등으로 환율 관련 투자 상품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만큼 ‘KOSEF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TIGER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KODEX 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 ETF의 올해 수익률은 각각 19.16%, 18.95%, 18.70%에 이르렀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3.75g당 36만 7000원이었던 금값은 지난 12일 기준 44만 8000원까지 오르며 고점을 찍었다. 18일 39만 3600원을 기록하며 40만 원대가 무너지기도 했으나 중동발 전쟁 위기감이 고조된 뒤 3.75g당 가격은 40만 원대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왔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한동안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한다. 미국의 통화정책 완화 전망이 가격을 떠받친다는 분석이다. 미국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커진데다 이란-이스라엘 충돌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 위험자산인 주식, 가상자산에 대한 위험성이 커지고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높아진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