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평가’ ‘결선투표’ 등장한 민주당 국회의장 경선…‘당심’ 얻기 경쟁 양상
조정식 “당 의원 과반 불신 있으면 의장직 내려놔야”
“이재명 대표와 호흡 맞출 사람” 강조…‘투사형’ 의장
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의장 경선’과 관련, ‘결선 투표’ ‘중간 평가’ 등이 거론된다. 사진은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는 모습. 연합뉴스 제공
더불어민주당에서 ‘국회의장 경선’과 관련, ‘결선 투표’ ‘중간 평가’ 등이 거론된다. 실현 가능성 여부를 떠나 경선의 유권자인 ‘22대 총선 민주당 당선인’을 공략하기 위한 ‘공약’이 쏟아지는 모습이다. 경선 후보자들이 ‘선명한 의장’을 강조하면서 ‘국회의 조정자’ 역할이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에서 국회의장 경선 도전 의사를 밝힌 조정식 의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국회의장 ‘중간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의원은 “소속 의원 과반의 불신이 있거나 의장이 제대로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면 언제든지 의장직을 내려놔야 된다”고 말했다. 국회의장에 대한 ‘의원 소환’ 혹은 ‘중간 평가’의 필요성을 언급한 셈이다.
조 의원은 ‘국회의장 2년 임기 중 1년쯤에 중간평가를 받겠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도 가능하다”면서 “민주당에서 배출된 의장으로서 그에 부합하지 못한다면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된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국회의장의 역할에 대해서도 “어쨌든 민주당이 배출하는 의장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와, 당과 호흡을 잘 맞추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싸울 때 제대로 싸우고 성과를 만들 때 제대로 만들어서 국회를 이끌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장은 여야의 ‘조정자’ 역할을 맡기 때문에 당선되면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남게 된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당 출신 국회의장으로서 당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하는 모습이다.
국회의장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추미애 당선인도 ‘협치형’ 의장 대신 ‘돌파형’ 의장을 주장했다. 추 당선인은 지난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21대 국회에서 (국회의장이) 대안을 제시해서 돌파하거나 하지 못하고 좌고우면하며 협치를 강조하면서 기대에 어긋나는 측면이 많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의를 잘 수렴하고 민치에 부합하는 의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심’을 강조하는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들은 차기 당대표에 대해선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의원은 “연임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말했고 추 당선인은 “연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국회의장 후보들이 강경 투쟁 노선을 천명한 가운데 민주당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의 의결 정족수를 현행 재적 의원 다수결에서 과반 득표로 강화하고 결선투표도 도입하기로 했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2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 부의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당규에 미비한 사항이 있어 정비하는 조치가 있었다”며 “지금까지 종다수(재적 등을 따지지 않는 단순 다수) 최고득표자를 당선자로 했던 것을 재적 과반 득표로 선출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결선 투표를 도입해 과반 득표자가 없을 시 최다득표자와 차점자가 결선을 한다”며 “원내대표 선출 규정을 준용했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