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안 하면 안 되는 ‘슈퍼팀’” 부산 KCC, 리그 5위팀 챔프전 진출 ‘새 역사’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감독·선수들 이구동성 우승 자신감
6강·4강 맹활약 라건아 ‘일등공신’
전창진 감독 “건아가 중심 잘 잡아”
우승 시 외국인선수 5차례 신기록
27일 원정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CC와 원주 DB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CC 허웅과 라건아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CC와 원주 DB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CC 허웅과 라건아가 챔프전 진출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CC와 원주 DB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CC 전창진 감독이 최준용의 3점슛 성공에 손을 들어 활짝 웃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21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부산 KCC와 원주 DB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CC 전창진 감독이 최준용의 3점슛 성공에 손을 들어 활짝 웃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우승을 안 하면 안 되는 팀 구성이다. 그동안 욕을 많이 먹었는데, 우승하고 욕을 안 먹고 싶다.” 감독의 바람이 선수들의 마음에 와닿은 걸까.

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정규리그 1위팀 원주 DB를 꺾고 5위팀으로는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국가대표급 멤버를 갖춘 KCC는 시즌 내내 주전들의 불안한 호흡과 부상 공백으로 제 실력을 내지 못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완전체가 되면서 결국 ‘슈퍼팀’다운 경기력을 완성해냈다.

슈퍼팀의 중심에는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라건아가 있었다. KCC는 라건아를 비롯해 허웅·최준용·송교창·이승현까지 국가대표급 ‘슈퍼맨’들을 앞세워 내친김에 우승컵까지 들어올릴 기세다.

KCC는 지난 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KBL 4강 PO 4차전에서 80-63으로 DB를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챔프전에 먼저 안착했다.

정규리그 5위팀의 챔프전 진출 ‘확률 0%’란 기록을 KBL 역사에서 지워버린 일등공신은 라건아였다. 4강 PO 네 경기에서 평균 33분 25초를 뛰며 26.3점, 14.8리바운드로 ‘DB산성’을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라건아는 지난 15일 1차전에서 34점 19리바운드로 골밑을 휘저었고, 팀이 패배한 2차전에서도 27점 13리바운드로 홀로 고군분투했다. 19일 3차전도 27점 10리바운드로 활약하며 승리를 가져온 라건아는 마지막 4차전에서 17득점과 리바운드 17개, 블록슛 6개로 DB의 사기를 완전히 꺾었다.

KBL 역대 최고 외국인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라건아는 최근 하락세라는 평가를 받다 6강 PO 들어 서서히 부활했다. 서울 SK를 상대로 세 경기 평균 19.3점, 11리바운드로 활약하며 3-0 ‘스윕승’을 이끌었다.

4강 PO에서는 동료 알리제 존슨이 1차전 초반 부상으로 이탈하며 홀로 골밑을 책임졌다. 특히 2차전에선 모든 걸 쏟아붓겠다는 전창진 감독의 뜻에 따라 거의 풀타임 출전했지만 팀이 패배하면서 다음 경기 부담이 커졌다. 하지만 3차전에서 존슨이 예상을 깨고 10분 넘게 출전하며 라건아의 짐을 덜어줬다. 4차전에서도 존슨은 10득점으로 라건아의 뒤를 든든하게 받쳤다.

국가대표급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다 라건아의 부활, 존슨의 복귀까지 더해져 KCC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높아졌다. 감독·선수 모두 창원 LG와 수원 KT 중 어느 팀이 올라오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22일 현재 또 다른 4강전에선 정규리그 3위팀 KT가 2위팀 LG에 2승 1패로 앞서 있다.

전창진 감독은 “라건아가 중앙에서 중심을 잡아주기 때문에 모든 게 잘 이뤄진 것 같다”고 지난 PO 경기들을 돌아보며 “LG는 아셈 마레이, KT는 패리스 배스가 막기 힘들었는데, 지금의 (라)건아 컨디션이라면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라건아도 “누가 우위에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나 스스로에 대해서나 팀원들에 대해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어느 팀이건 상관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KCC가 최종 우승을 차지할 경우 라건아 개인으로도 신기록을 쓰게 된다. 역대 외국인선수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라건아는 울산 현대모비스 시절 2012-2013시즌부터 3연패를 달성했고, 2018-2019시즌에도 정상에 올라 4차례 우승을 경험했다. 2019-2020시즌 KCC로 옮긴 라건아가 이번에 우승컵을 들어 올리면 외국인선수 우승 기록을 5차례로 늘린다.

한편, KCC는 오는 27일 원정에서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갖는다. 29일 2차전까지 치른 뒤 안방으로 자리를 옮겨 다음 달 1·3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3~4차전을 벌인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