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이 전쟁터… 전 세계 군비 지출 9년째 증가세
지난해 세계 3375조 원 달해
우크라 GDP 대비 37% 급증
일본과 한국 나란히 10위,11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군비를 늘린 폴란드의 안제이 두다 대통령이 지난 13일 미국을 방문해 탱크 위에서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PA연합뉴스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이 9년 연속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으로 나타났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은 지난해 전 세계 군비 지출은 2조 4430억달러(약 3375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된다며 21일(현지시간) 이같이 밝혔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6.8%로 2009년 이후 가장 가파르게 늘어났다. 세계 1인당 군비 지출액은 306달러(약 42만 원)로 199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같은 군비 지출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과 더불어 이로 인한 지정학적 긴장 고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쟁이 관련국과 주변국의 군비 지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 측은 “2009년 이후 5개주 지역 모두에서 군비 지출이 증가했다.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가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 상황이 나아진 곳은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군비 지출 상위 5개국은 미국(9160억 달러·약 1265조 원), 중국(2960억 달러·약 409조 원), 러시아(1090억 달러·약 150조 원), 인도(836억 달러·약 115조 원) 순이다. 이 중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전년보다 군비 지출이 24%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에는 군비 지출을 무려 57% 확대했다.
우크라이나의 지난해 군비 지출은 51% 급증한 648억 달러(약 89조 원)였다. 이에 따라 군비지출 순위도 세계 11위에서 8위로 올라섰지만, 지출액의 절반 이상을 다른 나라의 군사 원조, 특히 미국의 원조로 충당했다.
GDP 대비 군비 지출 비중은 우크라이나는 37%에 달했지만, 러시아는 5.9%에 그쳐 국가 체급 차이를 보였다. 미국은 군비 지출을 2.3%, 중국은 6% 인도는 4.2%, 사우디아라비아는 4.3% 늘렸다.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의 군비 지출 규모는 전년보다 24% 늘어난 275억 달러(약 38조 원)로 집계됐다.
이웃 일본의 군비 지출은 502억 달러(약 69조 원)로 11% 증가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치고 올라오면서 전체 순위는 2022년 9위에서 2023년 10위로 낮아졌다. 한국은 군비 지출 규모가 479억 달러(약 66조 원)로 전년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고, 세계 순위는 11위로 한 계단 내려섰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현재의 중동 정세 등을 감안할 때 각국이 군비 지출을 확대하는 추세가 최소 몇 년간은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