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빚투’ 주춤… 반대매매 시장 덮쳤다
신용융자 올해 첫 감소세 전환
주가 하락으로 반대매매 증가
증권사 저금리, 빚투 자극한 듯
악순환 속 하락 지속 우려도
코스피가 22일 전장보다 1.45% 상승해 2,629.44에 장을 마쳤다. 이날 장을 마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중동발 전쟁우려, 원달러 환율 폭등, 미국 금리 인하 시기 조정 등 3대 악재가 증시를 덮치면서 빚을 내 투자를 하는 ‘빚투족’이 올해 들어 처음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빚투족의 자발적 감소보다는 주가 하락으로 인한 반대매매로 투자자 의지와 상관 없이 신용융자가 줄어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반대매매가 주가 상승을 막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신용융자 증가 추이, 반대매매 규모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코스피 2600포인트(P)가 무너지면서 이날 기준 신용융자 잔고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19조 2926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일 19조 5327억 원으로 코스피가 2700P 문을 두드리며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신용 융자 잔고가 16일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번 신용융자 감소는 주가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7일 장중 172억 원의 반대매매가 이뤄졌다. 지난 18일에도 103억 원의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올해 들어 반대매매 체결액이 100억 원을 넘긴 날은 올해 1월 18일(102억 원)과 2월 28일(115억 원) 이틀뿐이었다. 올해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은 67억 원 수준이다.
반대매매는 고객, 기업 등이 증권사의 돈을 빌리거나 신용융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하고 난 후 이를 약정 기간 안에 변제하지 못할 경우 의사와 관계없이 강제 일괄 매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일부 증권사에서 통상 3.9~9.9% 수준인 신용융자 이자율을 ‘0% 금리’를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 나서면서 빚투를 부채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달부터 오는 6월 30일까지 신용거래 1~7일물 이자율을 0%로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KB증권도 지난 2월부터 오는 4월 30일까지 신규 고객 등에 연 4.2% 금리 혜택을 60일간 진행하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주가 급락으로 반대 매매를 당해 매물이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해 (상대적) 저가에서 매수한 투자자들이 또 반대매매를 당하는 악순환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2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7.58P(1.45%) 오른 2629.44P로 장을 마쳤다. 지난주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으로 급락했던 지수를 대부분 만회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벨류업을 지속 추진할 것이며,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노력 증가 기업에 대한 법인 세제 혜택을 줄 생각”이라고 언급한 데 따라 벨류업 수혜주들이 반등을 하며 코스피 회복세를 이끌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