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마약 밀반입해 유통한 일당 49명 적발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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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 총책 등 16명 구속
필로폰 1.7kg 국내 유통 혐의
현금·외제 차·환각버섯도 압수

마약 판매 일당들의 범행 방식. 부산경찰청 제공 마약 판매 일당들의 범행 방식. 부산경찰청 제공

해외에서 다량의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해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통해온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속옷 속 여성용품 등에 마약류를 숨겨오는 수법으로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정원, 외교부, 현지 경찰과 공조해 필리핀에서 마약을 공급해온 총책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필리핀 현지 총책인 A(42) 씨를 현지에서 검거해 국내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은 또 밀반입책과 판매책 등 16명을 구속하고 매수 투약자 1명을 구속했다. 이 밖에 공범 등 31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필리핀에서 필로폰 1.7kg을 국내로 밀반입해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5만 7000여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밀반입책들은 필리핀에 다녀올 때마다 1회에 200만 원씩을 받고 마약을 들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여성용품 속에 마약류를 넣고 이를 속옷에 부착해오는 수법으로 검색대를 통과했다.

국내에서는 판매채널 운영자 6명 등이 텔레그램을 통해 구매자에게 접근한 뒤 주택가 전기 단자함, 소화전 등에 필로폰을 숨겨놓고 위치를 알려주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필로폰을 판매했다. 경찰은 “배전함이 던지기 장소로 활용되는 것이 알려져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던지기 장소가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화단이나 CCTV가 없는 야산으로도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당은 또 필로폰 판매대금을 가상화폐로 받아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근거지에서 발견한 시가 20억 원 상당의 필로폰 1.2kg, 합성 대마 2.3kg과 현금, 외제차 등 5580여만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했다.

경찰이 압수한 마약류 중에는 마약 성분인 사일로시빈이 들어 있는 이른바 환각버섯 240g도 포함됐다. 경찰은 환각버섯의 국내 재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출처와 유통 경로를 추적하고 있으며, 확대 초창기인 만큼 환각버섯에 대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환각버섯은 외국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스타팅 약물’로 불린다. 스타팅 약물은 약물을 처음 접하는 이들이 입문 시 사용하는 약물을 말한다.

경찰은 “유튜브 등에서 중독성이 없다고 광고되고 있고 구매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실제 중독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환각버섯 포자가 아닌 성체를 갖고 있거나 재배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yourfoot@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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