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에 재반박 ‘무한루프’ 하이브-민희진, 향후 쟁점은?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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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계약 해지권’ 두고 공방
이사회·주총 개최 여부 등 주목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지난달 25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가요기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모회사 하이브의 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양 측이 연일 대립각을 세우며 법정 싸움을 예고한 가운데 이달 열릴 어도어 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 논의 결과에 따라 우선적으로 이번 사태의 향방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2일 법조계와 엔터계에 따르면, 민 대표 측 법무법인은 올해 2월 주주 간 계약서 수정안을 하이브 측에 보냈지만 거절 회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정안에는 소속 걸그룹 뉴진스의 전속계약 해지를 어도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고 대표이사 단독으로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주주 간 계약상 아티스트의 전속계약 해지는 다른 기획사들과 마찬가지로 이사회의 승인을 얻게 되어 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의 이 같은 요청이 지난달 감사 중간 결과에서 공개된 배임 의혹과 맥을 같이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어도어 이사회는 민 대표 본인과 측근인 신모 부대표, 김모 이사 등 3명으로 이들이 의결권을 갖고 있다. 다만 현재 계약 구조에서는 아티스트 전속계약 해지와 같은 움직임이 보였을 때 어도어 지분 80%를 보유한 하이브가 임시주총을 소집해 어도어 이사진을 교체할 수 있다. 만약 민 대표가 단독으로 전속계약 해지권을 갖게 된다면 하이브는 뉴진스 이탈을 막을 방도가 없어지고, 소속 가수가 뉴진스 한 팀인 어도어엔 직원들만 남게 된다. 하이브 측은 이 같은 요청이 ‘어도어는 빈 껍데기가 됨’이라는 대화록과 맥을 같이한다고 의심하지만, 민 대표 측은 “흑색선전을 멈추라”며 해당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하이브 사옥. 연합뉴스

양쪽의 반박과 재반박이 계속되면서 이번 사태의 향방에 갈수록 관심이 커지고 있다. 향후 쟁점은 △이사회·주주총회 개최와 관련된 논쟁 △민 대표에 대한 배임 고발 건 등이다.

어도어 측은 지난달 30일 어도어 임시 주주총회 소집 허가와 관련한 서울서부지법 심문에서 오는 10일 이사회를 열겠다는 입장을 냈다. 어도어 측은 당초 하이브의 이사회 소집 요구를 거부했지만, 10일 이사회에 이어 이달 말 중 주주총회 개최의 뜻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주총이 열리면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의 뜻에 따라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선 양쪽이 협상을 통해 극적으로 봉합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지만, 사실상 가능성이 없다고 보는 전망이 더 우세하다.

민 대표의 배임 여부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하이브는 민 대표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상태다. 그러나 민 대표는 지난달 25일 연 기자회견에서 경영권 탈취 등 자신을 둘러싼 배임 의혹을 부인했다. 오히려 민 대표는 포렌식 등을 통해 하이브가 자신의 메신저 대화를 엿봤다며 “개인 사찰한 하이브를 고소할 것”이라고 맞선 바 있다. 민 대표가 이번 주총에서 해임된다면 이와 관련해서도 법적 다툼을 일어날 수 있다. 하이브와 민 대표가 맺은 주주 간 계약의 풋옵션, 경업금지 조항 등 여러 갈등도 법정에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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