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영의 문화시선] '옥토버 부산…'이 뭐길래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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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선임기자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부산형 융복합 전시컨벤션 스페셜 위크 ‘옥토버 부산페스티벌’을 둘러싸고 의견이 분분하다. “가칭이지만 ‘옥토버 부산페스티벌’이라고 해서 맥주 축제인 줄 알았다.” “메가 이벤트 개념으로 보면 취지가 나쁜 것 같진 않다.” “안 그래도 부산은 10월에 축제가 많은데 숙박·교통난이 벌써 걱정이다.” 등이다.

부산시는 이번 행사를 치르기 위한 공동 주관사로 L컨벤션을 지난달 22일 결정, 고시하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전시컨벤션 통합 운영 지원 예산은 최대 5억 원이다. 통합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콘퍼런스 개최, 홍보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매년 3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개최되는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페스티벌이 유력 모델이라고 한다. 시 담당 부서 관계자와 정무 진용, 시 출자출연기관 고위급 인사들은 지난 3월 SXSW 단체 출장을 다녀오기도 했다.

SXSW는 음악과 영화 페스티벌, 콘퍼런스, 인터랙티브, 전시회 등이 함께 열리는 종합 예술 축제다. SXSW를 다녀온 A 씨는 “SXSW 참가자가 ‘내돈내산’ 유형이라면, 우리는 델리게이트 대부분을 초청하는 상황이고, 오스틴이 반경 2㎞ 남짓 구간에서 모든 행사를 치르는데 우리는 벡스코, 영화의전당, 해운대, 부산문화회관, 삼락공원으로 흩어져 있어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부산이 정한 통합 대상은 △플라이(FLY) 아시아창업엑스포(9월 30일~10월 2일) △부산디자인페스티벌(9월 30일~10월 2일) △부산월드크리에이티브페스티벌(10월 1~3일) △부산국제영화제(10월 2~11일) △데이터 글로벌 해커톤(10월 4~6일) △부산국제공연예술마켓(10월 4~8일) △국제록페스티벌(10월 4~5일) △국제음식박람회&마리나셰프챌린지(10월 4~6일) △수제맥주페스티벌(10월 5~6일) 등이다. 이 밖에 부산소공연장연합회가 주관하는 ‘2024부산원먼스페스티벌’도 시책에 동참하는 의미로 7월에 이어 10월 개최를 확정했다.

그런데 문화예술계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 못해 불만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엔 민간 공연 자체를 포기해야 할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숙박, 교통에 이어 공연장 수급이 걱정돼서다. 록페스티벌 팬들 커뮤니티에선 “BIFF 기간과 겹친 지난해도 숙박이 골치였는데 올해는 경전철을 이용해 김해 쪽에 숙소를 잡는 게 유리할 것”이라는 말이 돌아다닌다.

통합 브랜드 전략도 좋고, 도시 홍보도 좋은데, 이미 잘하고 있는 행사를 한데 모아서 그럴듯하게 포장만 하는 일이 되어선 안 될 것이다. 일단 첫해 성과를 보고 후속을 논의하겠지만, 시너지만큼이나 개별 콘텐츠가 가진 정체성도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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