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CC 부산 연고 프로팀 27년 만의 우승이 주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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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축구팀 대우로열즈 이후 처음
침체된 지역과 시민들에 큰 활력 선사

KCC는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홈팀 수원 kt를 88-70으로 대파하며 4승 1패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023~2024시즌 부산 KCC와 수원 kt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KBL 제공 KCC는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홈팀 수원 kt를 88-70으로 대파하며 4승 1패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2023~2024시즌 부산 KCC와 수원 kt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 KBL 제공

프로농구 부산 KCC가 부산 연고 프로팀으로는 무려 27년 만에 시민들에게 리그 우승의 기쁨을 안겼다. KCC는 5일 경기도 수원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 4승제) 5차전 원정 경기에서 홈팀 수원 kt를 88-70으로 대파하며 4승 1패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프로 스포츠팀이 4개나 있는 부산이지만 부산 연고팀의 우승은 1997년 축구팀인 부산 대우로열즈 이후 처음이다. 시민들은 “부산팀의 21세기 첫 프로리그 챔프”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연고팀들이 줄곧 기대에 못 미쳤던 점을 생각하면 부산 KCC의 우승에 대한 시민들의 감격스러운 반응에 충분히 공감이 간다.

시민들은 연고팀인 부산 KCC의 우승 사실 자체만으로도 즐겁지만 우승에 이르는 다이내믹한 과정에서 더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KCC는 애초 우승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정작 정규 시즌에선 5위에 그쳤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6강전에선 4위 서울 SK, 4강전에선 1위 원주 DB 그리고 챔프전에선 3위 수원 kt를 연파했다. 정규 시즌 5위 팀이 우승하기는 우리나라 프로농구 역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고 했는데 KCC가 그 표본을 보였다. 이는 부산시민의 기질과도 통한다. 시민들이 구름 관중과 열렬한 성원으로 보답한 건 바로 이심전심일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연고를 옮긴 부산에서 단숨에 우승함으로써 KCC는 성적과 시민 성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챔피언결정전 때는 인기 스포츠인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겹쳤는데도 1만 명 이상의 관중이 모였다. 자타 공인의 ‘야구도시 부산’이라지만 앞으로 ‘농구도시 부산’도 얼마든지 가능함을 KCC가 보여 준 셈이다. 다른 종목 프로팀들은 여기에 담긴 의미를 잘 새겨야 한다. 알다시피 축구의 부산 아이파크는 2부 리그를 전전하고 있고 야구의 롯데 자이언츠는 32년째 우승은커녕 줄곧 하위권에 머물러 시민들의 타박을 받은 지 오래다. KCC 우승을 보고도 무덤덤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KCC의 이번 우승은 시민들에게 연고 프로팀의 존재 이유를 분명히 그리고 잘 보여줬다. 시민들에게 생활 속 소소한 행복과 기쁨을 주는 일이 그것이다. 꼭 우승을 하지 못했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활력과 감동을 주면 된다. 27년 만의 연고팀 우승이 반가운 것은 이 때문이다. 지금 부산은 2030엑스포 유치 실패와 침체한 지역경제, 지지부진한 지역 현안 등으로 도시의 활력이 매우 저하돼 있다. 물가고까지 겹치면서 도대체 기쁜 일이 없다는 시민들의 하소연도 줄을 잇는다. KCC의 우승은 이처럼 답답한 지역사회 분위기에 그나마 숨통을 틔워줬다. 이것이 지역사회에 대한 연고팀의 순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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