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동외동 유적 ‘국가 사적’ 승격…역사·학술 가치 인정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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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고성 동외동 유적. 고성군 제공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된 고성 동외동 유적. 고성군 제공

‘해상 왕국’ 소가야의 발전상이 담긴 경남 고성군 ‘동외동 유적’(경상남도 기념물 제26호)이 ‘국가 사적’으로 승격됐다.

고성군은 동외동 유적이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됐다고 8일 밝혔다. 지정 면적은 54필지 3만 633㎡다.

동외동 유적은 고성읍 중심에 자리 잡은 거대한 조개무지(패총)다.

1914년 일본 학자에 의해 발견된 이후, 1969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술조사를 거쳐 1974년 도 기념물로 지정지만 국가 사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유적의 구체적인 범위를 찾지 못한 탓이다.

이에 고성군은 세 차례에 걸친 정밀 조사를 통해 동외동 유적이 단순 조개무지가 아니라 삼국시대 고자국에서 삼국의 소가야 문화권까지 연결된 생활문화 중심 유적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제 정상부 중심 광장을 두르고 있는 도랑 형태의 유구(옛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흔적)에선 수많은 토기류와 패각(굴, 조개껍데기), 대구(허리띠 고리) 일부가 출토됐다.

이는 단순한 주거지보다 생활 중심지였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나타내는 흔적이다.

또 동쪽 정상부 끝으로 주거지를 축조한 흔적이 다수 발견됐는데, 동외동 일대가 소가야 성립 이전부터 성립 후 최고 번성기까지 변함없이 중심지로 활용됐던 곳임을 방증한다는 설명이다.

주거지에선 다양한 철기류뿐만 아니라 중국 한나라의 거울 조각 등 대외교류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들도 다수 발굴됐다.

고성 동외동 유적 발굴 현장. 부산일보DB 고성 동외동 유적 발굴 현장. 부산일보DB

이런 외래계 유물들은 삼한·삼국시대 해양 교류사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

이 시기는 한반도 남부 지역의 변한 소국들이 주변 집단들을 통합해 더욱 큰 정치체로 발전하는 전환기였다.

대외교류가 정치체 발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데, 이를 규명할 유물들이 동외동 유적에서 다수 발굴되면서 학술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상근 고성군수는 “앞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송학동 고분군과 함께 소가야 왕도 복원에 큰 획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체계적인 정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가야(小伽倻)는 가야연맹 6개국 중 하나로 신라 유리왕 19년(42년)에 고성을 중심으로 세워진 나라로 김수로왕과 함께 구지봉에서 태어난 6명의 동자 중 막내인 김말로(金末露)가 건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고성군은 소가야 도읍지로 당시 위세가 담긴 고분군, 토성 등 산재한 유적을 중심으로 옛 영광을 재현하고, 이를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엮어 지역 경제 활성화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왕도 재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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