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쿠아리움, 멸종위기종 붉은바다거북 구조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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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거제 앞바다서 목격
장기간 그물에 걸려 면역 약화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 직원들이 그물에 걸려 다친 붉은바다거북을 치료하고 있다. 씨라이프 부산 제공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 직원들이 그물에 걸려 다친 붉은바다거북을 치료하고 있다. 씨라이프 부산 제공

거제 앞바다에서 멸종위기종인 붉은바다거북이 다친 채 발견돼 치료를 받고 있다.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은 지난달 23일 새벽 4시 50분께 경남 거제시 능포동 인근 해상에 그물에 걸쳐 좌초된 붉은바다거북 1마리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

씨라이프 부산 아쿠아리움에 따르면 구조 당시 붉은바다거북은 기력이 거의 없는 상태였으며, 등껍질에는 따개비를 포함해 부착성 생물이 다수 붙어 있었다. 등갑의 일부도 패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불어 오랜 시간 그물에 걸려 탈수됐을 가능성이 높아 현장 구조팀은 즉시 방류가 어렵다고 판단, 치료와 재활을 진행하기로 했다.

혈액검사를 통해 건강 상태를 확인한 결과 복갑 세균 감염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장기간 영양 불균형으로 면역체계가 약화한 것이 감염 원인으로 파악됐다.

현재 붉은바다거북은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으며, 완치를 위해 향후 2주간 항생제와 영양제 치료를 추가로 받을 예정이다.

붉은바다거북은 국제적 멸종위기종 1급으로, 무분별한 혼획과 지구 온난화 등으로 갈수록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매년 바다거북이 산란·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진 일본 시코쿠 지역에서는 지난해 산란율이 처음으로 0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강원도 고성군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씨라이프 부산은 본사인 멀린그룹과 연계해 씨라이프 트러스트 코리아(SEA LIFE TRUST KOREA)를 출범해 2001년부터 바다거북 17마리, 토종 돌고래인 상괭이 12마리, 고래 4마리, 잔점박이물범 2마리 등 총 37마리의 해양생물의 구조·치료 활동을 해왔다.

씨라이프 부산 해양생물전시팀 김동현 대리는 “최근 해양생물이 그물에 걸리거나 낚싯줄에 걸려 숨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면서 “부산 아쿠아리움은 앞으로도 위기에 처한 해양생물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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