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24시간 음주운전 감시자…올해만 울산서 468건 잡았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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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 의심신고 3년 만에 82% 증가

울산 경찰이 목격자 신고를 받고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앞 뒤로 막아 단속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울산 경찰이 목격자 신고를 받고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앞 뒤로 막아 단속하고 있다. 울산경찰청 제공

“앞에 차가 너무 비틀거립니다. 큰 간판을 지나고 있는데 앞에서 박을 뻔했어요.”

지난 16일 오전 7시 37분. A 씨는 울산시 북구 명촌동 아산로 중구 방면에서 지그재그로 움직이는 차 한 대를 발견하고 곧바로 112에 신고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중구 신삼호교 위를 지나던 음주운전 의심 차량을 가로막아 운전자를 붙잡았다.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0.093%로 운전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앞서 올해 4월 19일 오전 4시 33분 울산시 남구 한 도로에서 “움직이지 않는 차량이 있다”는 목격자의 112신고가 접수됐다. 출동한 경찰은 순찰차를 동원, 음주 운전 의심 차량을 앞뒤로 막아 퇴로를 차단하고 현장에서 도망가려는 운전자를 검거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144% 만취 상태에다 무면허 운전이었다.

울산에서 시민들의 음주운전 의심 신고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음주운전이 여전히 만연하지만, ‘24시간 단속’에 나서듯 시민들이 감시자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사각지대 해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음주운전 의심 신고는 1월 504건, 2월 487건, 3월 510건, 4월 581건, 5월 614건으로 집계됐다. 1월부터 5월까지 5개월간 신고 건수는 총 2696건으로, 하루 평균 17.7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전체 112 신고 건수 중 약 2%에 해당한다.

신고 내용은 주로 “술집에서 나온 운전자가 차를 출발시켰다”, “앞차가 중앙선을 넘나들며 지그재그로 위험하게 운전한다”, “길 중간에서 차가 멈췄다” 등 다양하다.

경찰이 이런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서 실제 음주운전으로 적발한 사례만 올해 468건(17.4%), 하루 평균 3.1건꼴이다.

울산지역 음주운전 의심 신고는 2020년 3902건에서 2023년 7109건으로 3년 새 82.2% 증가했다. 지난해 시민 신고로 인한 음주운전 검거 건수는 1131건(15.9%)에 달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음주운전을 경계하고 적극적으로 신고하는 만큼 한 잔이라도 술을 마시면 절대 운전대를 잡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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