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알레르기, 생명 위협할 수 있는 만성질환입니다”
질병청, 29일까지 알레르기주간
정확한 진단·상담 통해 관리해야
식품알레르기의 원인 식품은 영유아와 어린이의 경우 계란, 콩류, 우유가 대표적이다. 청소년과 성인은 밀, 땅콩, 생선, 견과류가 많다.
식품알레르기는 주위에서 흔히 접하지만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질환이다. 세계알레르기주간을 맞아 보건당국이 식품알레르기 바로 알리기에 나섰다.
질병관리청은 2024년 세계알레르기주간을 맞아 지난 23일부터 오는 29일까지 알레르기주간을 운영한다고 24일 밝혔다. 세계알레르기기구(WAO)는 올해 세계알레르기주간에서 현재 가장 중요한 알레르기질환으로 식품알레르기를 선정했다.
식품알레르기는 대부분 사람에게 무해한 식품이 특정인에게만 면역학적으로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특정 식품에 노출 후 두드러기, 부종, 가려움, 복통, 구토, 설사, 기침, 호흡 곤란, 어지러움이나 아나필락시스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식품알레르기를 의심할 수 있다.
알레르기 원인 식품은 연령대에 따라 다르다. 영유아와 어린이의 경우 계란, 콩류, 우유가 대표적이고, 청소년과 성인은 밀, 땅콩, 생선, 갑각류, 견과류가 많다.
식품알레르기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소아·청소년의 유병률이 4~8% 정도로 성인(1~2%)보다 높다. 아주대병원이 2008년부터 10년간 내원한 식품알레르기 환자 2733명을 분석한 결과 소아·청소년 환자의 53.9%, 성인 환자의 26.5%에서 알레르기질환의 가족력이 확인됐다. 소아·청소년 환자의 49.1%는 아토피피부염을 함께 갖고 있었다.
식품알레르기는 사람마다 이상 반응의 정도가 다양하다. 원인 음식을 먹는 것뿐 아니라 음식이 손에 닿거나 식품을 조리하는 연기에만 노출돼도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도 있다. 식품별 조리도구를 구분하거나 잘 세척한 뒤 다른 음식을 만들도록 주의해야 한다.
특정 식품 섭취 후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심 음식, 구체적 증상과 발현 시간 등을 기록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혈액검사보다는 병원에서 알레르기 원인으로 의심되는 음식을 섭취한 뒤 의사가 육안으로 반응을 확인하는 식품유발검사가 가장 정확한 진단 방법이다.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원인 식품을 제한하는 것이지만, 소아·청소년의 경우 불필요한 식이 제한은 성장과 발달을 해칠 수도 있다. 식품알레르기는 성장을 하면서 사라지기도 하는 만큼 정기적인 진료와 상담을 받고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식품이나 음식을 구매할 때 식품 라벨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난류(가금류), 우유, 메밀, 땅콩, 대두, 밀, 고등어, 게, 돼지고기, 복숭아, 토마토, 새우 등 12종에 대해 알레르기 유발식품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다.
임신 중에 달걀, 우유, 밀가루를 안 먹으면 아이에게 식품알레르기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임신부는 자신이 식품알레르기 진단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아이에게 생길 수도 있는 식품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 특정 음식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알레르기질환은 잦은 재발과 증상 악화로 삶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만성질환으로, 조기 발견, 적정 치료, 지속 관리를 통해 진행을 억제하고 악화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