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로365]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 파생금융 허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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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준식 비온미디어 대표

부산이 인구 소멸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광역시 중 최초이다. 줄어든 부산 인구는 어디로 갔을까? 서울이다. 서울에는 왜 갔나? 부산 젊은이들이 일자리 찾아 서울로 갔기 때문이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서울의 유망한 기업들을 부산에 유치하여, 부산 청년을 위한 일자리를 마련해야 한다. 서울의 유망한 기업들을 부산으로 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하지 못하는 사업을 부산에서 할 수 있어야 한다. 부산은 ‘금융기회발전특구’로 최종 지정되었다. 전국 유일의 금융특구다.

부산은 금융서비스와 관련하여 중앙정부로부터 정책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명분을 갖추었다. 이를 발판 삼아 부산은 도시의 인구 소멸을 막고 한 발짝 더 나아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서 강력한 도시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다른 도시보다 더 큰 힘으로 기업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도시 경쟁력이다. 부산의 경쟁 도시는 대한민국 금융 중심지 서울 여의도이다. 부산은 여의도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여의도보다 더 큰 힘으로 사람과 기업을 끌어당겨야 한다. 여의도 제도권 금융회사들이 진입하고 싶은데, 아직 들어가지 못한 시장이 부산에 열려야 여의도 금융맨들이 부산에 온다.

인구 소멸 부산, 일자리 창출 시급

전국 유일 ‘금융특구' 활용 필요

여의도 없는 핵심 경쟁력 확보해야

디지털 파생상품, 현물시장보다 커

한국 투자자들 해외거래소에 몰려

부산 재건 차원 적극 지원하기를

부산은 디지털자산거래소를 통해서 실물 연계 자산(RWA)과 관련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네이버·카카오가 중심이 되어 발전한 웹2.0 생태계의 거점 도시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부산 디지털금융밸리가 발전하려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제대로 성장해야 한다. 웹2.0 생태계에서 구글·네이버와 같은 인터넷 검색 브라우징 업체가 핵심인 것처럼 웹3.0 생태계에서는 디지털자산거래소가 핵심이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잘 안착해야, 블록체인 기술 개발 회사를 비롯하여 디지털 자산 커스터디(수탁), 디지털 자산 보안 등 다양한 웹3.0 디지털 금융 기업들이 부산에 모여들고, 이를 중심으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진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가 실물 자산에 기초한 RWA 디지털 자산만을 취급하는 차별성이 있다고는 하나, 넓게 보면 같은 디지털 자산시장을 공유하는 디지털자산거래소 업계의 후발주자이다. 부산디지털 자산거래소가 잘 되려면 서울의 다른 디지털자산거래소가 갖지 못하는 핵심 경쟁력이 필요하다.

그것을 디지털 파생금융이라고 생각한다. 흔히 파생금융은 변동성이 커서 도박처럼 위험한 금융상품이라고 생각하지만, 투자자가 환율, 금리 변동성으로 인한 손실 위험을 회피하고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또한,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유동성을 증대시켜 금융시장이 활력을 유지하도록 하는 순기능이 많다. 만약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 실물 기반 디지털 자산에 대한 파생금융상품 상장이 허용된다면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하여 디지털 자산시장을 처음 접하는 일반인들이 ETF(상장지수펀드)와 같은 방식으로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 금융기관과 일반 투자자들 모두에게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다. 서울의 그 어떤 디지털자산거래소도 갖지 못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만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의 파생상품 시장은 현물 시장보다 그 규모가 더 크다. 비트코인의 경우 현물 거래량보다 파생상품 거래량이 10~18배가량 높다. 전 세계 디지털 자산 파생상품 시장 전체 1위 거래소는 바이낸스로 24시간 거래량이 약 37조 6900억 원이다.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 중개 수수료로만 하루에 약 113억 원을 버는 셈이다. 한국의 디지털자산거래소에는 아직 디지털 자산 파생금융상품이 없다. 한국의 디지털 자산 투자자들은 한국의 디지털자산거래소에서는 파생금융에 투자할 수 없으니 해외거래소로 발길을 돌린다. 국내의 디지털자산거래소를 규제하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의 디지털자산거래소에 수수료를 낸다.

규제 당국이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 파생금융상품을 허용한다면 해외로 빠져나가는 국내 투자자의 수요를 부산으로 돌릴 수 있다.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에 상장될 다양한 실물 자산에 기반한 디지털금융 자산 분야에서 현물보다 거래량이 더 큰 파생금융 시장과 만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그 효과는 서울 여의도의 금융기관들과 테헤란로의 블록체인 업체들이 부산에 와서 지역 인재를 채용하도록 할 만큼 강력하다.

전국 유일의 금융기회발전특구로서 부산시가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부산 디지털금융밸리의 경쟁력 강화, 관련 기업 유치,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파생금융이 꼭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규제 당국은 인구 소멸 단계에 접어든 부산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하여 ‘도시 재건’ 관점에서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 파생금융상품 거래 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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