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새 환적 허브 꿈꾸는 바탐 “부산항을 배우자” [동남아 물류 최전선을 가다]
3. 인도네시아 바탐
섬 많은 국가로 물류비용 상당
항만 인프라 개선 과감한 투자
연간 해상 물동량 1700만TEU
BPA와 교류협력 MOU 체결도
지난달 19일 인도네시아 바탐항에서 부산항만공사와 인도네시아 항만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지난달 19일 싱가포르 남쪽 항구에서 페리로 약 50분 이동하자 인도네시아 ‘바탐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두 지역 간 거리는 불과 20여 km. 이미 완성형인 싱가포르항과 비교해 다소 낙후한 바탐항은 ‘항만 개발’ 열기가 뜨거웠다. 바다에는 항만 매립을 위해 폐컨테이너가 줄지어 놓여 있었다. 컨테이너로 매립할 구역의 경계선을 표시한 것이다. 상부 건축물 공사를 위한 크레인도 항만 곳곳에 설치됐다. 선석에는 지난해 우리나라 경북 포항시에서 매입한 중고 안벽 크레인이 보였고, 소형 화물선이 끊임없이 드나들었다.
■다크호스 인니, 항만 개발 ‘활활’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섬이 가장 많은 국가로, 물류비가 GDP의 25%에 달한다. 인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과 비교해 GDP 대비 물류비 비중이 2~3배 높다. 항만 인프라 부족으로 미주·유럽을 연결하는 원양 정기 서비스도 주 1회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전체 수출입 물동량의 85%를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타국 항만에서 옮겨 실어야 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를 해결하고자 항만 인프라 개선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인접한 바탐섬을 비롯해 벨라완, 쿠알라 탄중 등을 새 환적 허브로 개발할 방침이다. 더불어 효율적인 항만 운영을 위해 4개 항만공사를 통합해 물류 시스템 일원화를 추진 중이다.
환적 중심지로 개발하는 대표 항만이 바탐항이다.
현재 바탐섬에는 6개의 화물 터미널과 7개의 여객 터미널, 150개의 사설 부두가 있다. 컨테이너 터미널은 바투 암파르(Batu Ampar)가 유일하다. 바투 암파르는 바탐에서 처리하는 5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분) 중 85%인 49만TEU를 처리하고 있다. 항만 공기업인 페르세로 바탐(Persero Batam)은 바투 암파르 터미널의 하역 능력을 2030년까지 약 160만TEU로 늘릴 계획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터미널 운영사·선사들과 합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사업은 2단계로 나뉘어 진행하며, 총 2950억 원을 투입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벨라완항도 투자를 통해 하역능력을 기존 60만TEU에서 140만TEU로 확대할 계획이다. 쿠알라 탄중항은 수마트라섬의 신규 생산·물류 거점으로, 컨테이너 40만TEU, 액체 120만t 등의 하역 능력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신기술 적극 도입… 스마트항 구축
인도네시아는 연간 해상 물동량이 1700만TEU에 이르는 세계 11위권 국가다. 부산항과의 물동량도 지난해 41만 8000TEU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더불어 연 5% 이상 국가 경제가 고속 성장 중이며, ‘신수도’ 개발 등도 이뤄지고 있어 물류 수요가 갈수록 커진다.
이에 각 항만은 양적 성장에 더해 선진 항만의 사례를 적극 반영해 질적 성장도 추구한다. 페르세로 바탐은 지난달 20일 리아우제도주 바탐시에서 부산항만공사(BPA)와 환적 중심의 스마트·친환경 항만 개발을 위한 교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 기관은 △환적항 운영과 개발 관련 정보·경험 교환 △전문가 간 파트너십 구축 및 인력 교류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참여 확대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바탐항은 글로벌 거점항만인 부산항의 성장 전략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벨라완항, 자카르타항, 파팀반항 등도 한국, 일본, 글로벌 운영사들과 투자 교류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BPA 강준석 사장은 “부산항이 보유한 항만 개발·운영 노하우를 적극 공유해 양국의 해양·항만산업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끝-
인도네시아/글·사진=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