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 ‘로미오와 줄리엣’
‘나는 연출이다’ 3년 만의 컴백
12~14일 부산 문화골목 일대
연출자 13명 모여 창의력 경연
연출가들이 제11회 ‘나는 연출이다’ 공연을 마친 뒤 관객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부산일보 DB
부산을 중심으로 활동 중인 ‘개성 만점’ 연극 연출가들의 경연 행사인 ‘나는 연출이다’가 3년 만에 돌아온다.
연극제작소 청춘나비는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부산 남구 대연동 용천소극장, 문화골목 일대에서 ‘2024 나는 연출이다’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2011년 처음 시작된 ‘나는 연출이다’는 올해로 12회째를 맞았다. 2021년 제11회 행사를 진행한 뒤 2년간의 휴식기를 가진 ‘나는 연출이다’는 오랜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나는 연출이다’는 주로 부산에서 활동하는 연극 연출가들이 한곳에 모여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이며 창의력을 뽐내는 자리이다. 관객 입장에선 평소 쉽게 접하지 못했던 연극 연출가의 일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는 뜻깊은 행사이기도 하다.
올해 행사에선 13명의 연극 연출가가 동일한 텍스트를 각자의 색깔로 표현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연출가들은 연극의 고전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주제로 10분간의 릴레이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들은 가로 2m, 세로 2m의 좁은 무대를 창의력으로 채워야 한다.
연출가들은 ‘로미오와 줄리엣’ 무대가 끝난 이후 새로운 과제를 받는다. 새로운 미션 작품은 첫날 공연이 끝난 후 공개되고, 이들은 하루만에 또 다른 무대를 연출하게 된다. 관객들의 현장 평가와 피드백을 바탕으로 승자가 결정된다. 이 밖에도 연출가들이 바라본 연극계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콘퍼런스와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마련된다.
2011년 6명의 연출가가 참여해 처음 시작된 ‘나는 연출이다’는 12회째를 맞아 참여 인원이 대폭 늘었다. 연출가들의 활동 무대도 부산을 포함해 대구, 서울, 일본까지 확대됐다. 일반적인 연극제의 성격에서 벗어나 연출가들이 직접 모여 선의의 경쟁을 벌인다는 점에서 부산의 독창적인 문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청춘나비 측은 “다채로운 스타일을 지닌 연출가와 연극의 다양성을 관객에게 소개하고, 연출가와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드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기획 취지를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연출자는 다음과 같다. △강태욱(PERFORMANCE PROCESSING TODAY) △윤준기(드렁큰 씨어터) △문성운(살도델꾼토) △배문수(창작집단 문) △허석민(따뜻한 사람) △권상우(김윤지연구소) △김정환(빅피처스테이) △양재영(판플) △김동규(극단 초) △김영화(옆집우주) △이하미(극단 헛짓) △차승호 △모모세 토모이데. 공연 티켓은 일일권 2만 원, 양일권 3만 5000원으로 예매 방법은 청춘나비(010-5561-1223)로 문의하면 된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