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권 “한국에 우키시마호 명부 제공” 촉구
후쿠시마 사회민주당 대표 회견
일본 시민단체, 전면 공개 요구
우키시마호 피해자 유족 김자야 씨가 지난해 부산 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선친의 위패를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광복 직후 폭침된 우키시마호의 승선자 명부가 79년 만에 공개돼 일본 내에서도 파장이 커진다. 유력 정치인에 이어 시민단체까지 직접 나서 전체 명부를 한국에 제공해야 한다며 목소리 높인다.
5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후쿠시마 미즈호 일본 사회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가 가진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를 한국에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또 오는 11일 한국을 방문해 한국 국회의원들과 명부에 대해 의견을 나누겠다고 밝혔다.
수천 명의 한국인 강제징용자를 태운 ‘해방 귀국선’ 우키시마호는 1945년 8월 24일 일본 마이즈루 앞바다에서 선체 폭발과 함께 침몰했다. 일본 정부는 과거 유족과의 소송에서 승선자 명부가 배 침몰과 함께 사라졌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정보 공개 청구에 응해 10여 종의 명부를 공개했다. 다만 이름, 생년월일, 본적지 등은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가렸다. 승선자 등 ‘명부’라고 이름 붙은 자료가 무려 70개가량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유족을 비롯한 양국 정치권, 민간 단체는 승선자 명부를 전면 공개할 것을 촉구한다. 각 명부의 중복 인원, 기존에 보고된 생존자 등을 종합할 경우 실제 우키시마호 피해 규모를 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3700여 명이 승선해 524명이 숨졌다고 발표했으나, 유족은 최소 8000명이 탑승해 대다수가 사망했다고 주장한다.
일본 시민단체 ‘강제동원 진상규명 네트워크’도 5일 우키시마호 승선자·사도 광산 조선인 노동자 명부를 한국에 전달하라는 내용의 요청서를 일본 정부에 보냈다. 단체는 “80년 정도 전의 명부를 가리는 행위는 반인도적”이라면서 “고인의 존재를 드러낼 중요한 역사적 자료인 만큼 (명부를)전면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5월 말 공산당 고쿠타 케이지 의원도 중의원 외무위원회에서 “일본 정부가 과거를 진정으로 반성한다면 관련 문서 전부를 공개하라”고 말했다.
현재 우키시마호 유족회 한영용 회장을 비롯해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를 대변해 온 최봉태 변호사, 김낭희 대한변호사협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위원, 이신철 아시아평화와역사연구소 소장 등은 우키시마호 승선자 명부 확보, 사건 진상 규명에 대한 국회 토론회 등을 준비 중이다.
유족회 한 회장은 “침몰 사망자 대다수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서 “일본 정치권이 움직이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명부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훈 기자 lee88@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