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기록유산의 디지털화, 국민의 알권리를 지키는 일이죠"
부산 혁신기업 열전, 쇼우테크 김상우 대표
기록물 관리 분야 국내 대표 기업
공공기관 기록물의 디지털화 등
'국내 최다' 800여 건 사업 진행
100억 원 보훈부 사업 단독 수주
2005년 설립, 올해 부산으로 'U턴'
기록물 관리 분야 대표 기업인 '쇼우테크'의 김상우 대표는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오는 만큼 지역 발전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물 관리 분야의 국내 대표 기업 '쇼우테크'가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다. 쇼우테크는 2005년 부산진구 양정동 한편의 5평짜리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이후 경남 김해로 본사를 옮겨 20여 년간 중앙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공공기록물을 비롯한 정보자산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에 매진해 왔다. 올해 쇼우테크는 20여 년간 쌓은 역량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에 기반한 토탈 ICT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며 다시 '부산행'을 결심했다. 쇼우테크 김상우 대표는 "금의환향이라는 말을 많이 듣고 있는데, 사명감이 생긴다. 고향으로 돌아온 만큼 부산 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 후손을 위한 사명감으로
공공기록물이란 공공기록물관리법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업무와 관련하여 생산하거나 접수한 문서·대장·도면·시청각물 등 모든 형태로 기록된 정보 자료와 행정물까지를 말한다. 정부도 기록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공서의 중요기록물은 이중으로 보존해야한다는 법령을 제정해 시행 중이다. 이 이중보존이 바로 디지털화다. 쇼우테크는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기록물을 디지털화한다. 생산된 디지털 기록물을 활용·관리할 수 있는 기록관리 솔루션을 통해 기록물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원본 기록물 정리도 함께 수행한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과거의 기록을 손상 없이 디지털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그 기록물을 후대가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색인화해 '살아있는 기록물'로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며 "난중일기가 없었으면 영화 명량도 없었다. 소중한 기록유산을 후손에게 남기는 작업은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는 만큼 사명감과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사업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실적이 없는 신규 업체에 대한 기관의 벽은 높았다. 김 대표가 직접 전국 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하러 뛰어다녔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일감을 얻기 위해 주요 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어렵게 프로젝트 하나를 따오면 전 직원이 매달려 최선을 다해 처리했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의 기록물은 방대한 양만큼 오랜 역사를 지닌 문서들이 많다. 일본어, 흘림체 등으로 쓰여 해독이 어려운 한자 기록 등 단순히 프로그램만 가지고 정확하고 가치 높은 디지털화를 수행하기엔 한계가 뚜렷하다"며 "기록물관리 전문요원 자격을 취득한 전문 인력들을 필두로 15년 동안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쌓은 경험과 노하우가 쇼우테크만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 국내 기록관리 선도 기업
쇼우테크는 800여 건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국내 기록관리 분야 최다·최대 실적을 가진 기업이다. 최근 3년간 연간 1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특히 2021년 국가보훈부(당시 국가보훈처)의 보훈대상자 등록기록철 전자문서화 사업을 단독으로 수주하고,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전국구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전국 27개 지방보훈관서에서 보관 중인 국가보훈대상자의 등록기록철을 디지털화하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김 대표는 "사업비만 100억여 원이었는데, 대한민국 건국 이래로 공공기관이 발주한 기록물 사업 중 가장 규모가 컸다. 대상 기록물 페이지 수만 6600만 페이지였다"며 "기록물의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수처리를 한 완전 보안업체를 통해 자료를 모았고 용달 비용만 10억 원이 들었다"고 말했다.
1년 6개월을 쏟아부어 보훈대상자 기록의 전자문서화 작업을 끝마쳤다. 다른 사업보다 의미가 남달랐다. 김 대표는 "6·25전쟁·월남 파병 용사 등 많은 국가유공자의 개인정보를 디지털화하는 작업"이었다며 "지금도 국가 유공자 후손들이 보훈대상으로 인정받기 위한 소송이 비일비재한데, 보훈대상자 기록의 전자문서화로 빠르고 정확하며 객관적인 판단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운영하며 사업을 하고 있지만, 그 일이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증진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같은 관점에서 '부산기록원' 건립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광역시도 영구기록물관리기관을 설치·운영해야 한다. 현재 부산시는 시청 내 서고에 비전자기록물을 보관하고 있지만 공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김 대표는 "기록물의 체계적인 보관과 활용, 시민의 알권리를 지금보다 원활하게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지방기록물관리기관은 필수"라며 "부산기록원 건립은 시급을 다투는 문제"라고 말했다.
■ 기록물과 AI의 융합, 신영역 개척
쇼우테크는 5년 내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연구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자부심을 가지고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을 통해 20여 년간 함께 고생한 직원들과 성과를 나누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특히 쇼우테크는 부산 연제구로 본사를 이전하며, 기록물 관리 전문기업으로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나섰다. 기록관리와 인공지능 기술을 융합해 신규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기록물 관리라는 게 결국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활용하는 일"이라며 "부산에 다시 온 만큼 해양수산 분야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류나 수온에 따른 양식 시설의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표준화해 생산성을 높이고, 최적의 사육 조건을 도출하는 '스마트 양식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폐어망, 부유 쓰레기 등 해양 폐기물 리사이클 분야에서도 사업화를 구상 중이다.
쇼우테크는 기록물관리 사업의 영역을 공공에서 민간으로, 국내에서 세계로 확대할 예정이다. 비즈니스 아카이브의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민간기업들도 최근 기록물 보존과 활용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김 대표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수많은 자동차 설계도, 건설사의 아파트 도면 등 기록물로서 가치가 있는 정보들이 무궁무진하다"며 여기에 더해 "민간뿐만 아니라 베트남 및 인도네시아 등 글로벌 기록관리 시장 진출까지 이뤄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