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엥겔스 전집’ 중 세 권째 나왔다
학술 정본 가치 MEGA 판본
1849~1851년 전 문서 망라
<마르크스-엥겔스 전집>(도서출판 길) 제1-10권이 본문과 부록자료로 구성된 전 2권 세트로 출간되었다. 독일에서 이 전집은 모두 114권으로 기획되어 현재 70여 권이 출간됐으며, 한국에서는 79권 계획 중에서 세 권째가 나온 것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번역 출간된 마르크스-엥겔스의 저작들은 ‘MEW’(Marx-Engels Werk)를 초고로 삼았는데, 구소련 체제에서 정치적 변형을 겪어 그들의 사상을 온전하게 담아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서출판 길’에서 펴내고 있는 ‘MEGA’(Marx-Engels Gesamtausgabe) 판본은 전 세계 연구자들의 문헌 검증을 바탕으로 학술 정본으로서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2권 세트 중 부록자료는 어떻게 해서 해당 글을 쓰게 되었는지를 정리한 자료집으로, ‘역사적 비판 방법’이라고 부르는 메가의 가장 중요한 특징을 보여준다.
이번에 나온 제1-10권에는 1849년 7월 중순부터 1851년 6월 말 사이에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쓴 저작, 기고문, 초안, 성명문 등 모든 문서를 담고 있다. 유럽에서의 혁명 실패와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독일에서 이주할 때부터 공산주의자동맹이 실질적으로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 시기까지가 포함되었다.
이 책은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짧은 편집 메모를 처음으로 모두 수록함으로써, 당시 <노이에 라이니셰 차이퉁, 정치-경제 평론> 발행인으로서의 마르크스의 활동 모습을 잘 보여준다. 심지어 잡지의 수익성과 발행 부수에 관한 엥겔스의 계산서까지 처음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수록된 글 가운데 ‘1848년에서 1850년까지 프랑스 계급투쟁’에는 마르크스주의 역사에서 유명한 ‘혁명은 역사의 기관차이다’라는 문장이 들어 있다.
2012년 동아대에 맑스엥겔스연구소를 세운 강신준 명예교수는 국제마르크스엥겔스재단에서 MEGA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독점 확보한 뒤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번역팀을 이끌고 있다. 맑스엥겔스연구소는 한국연구재단 후속 사업 지원 심사에서 탈락한 뒤 위기에 처한 MEGA 한글판 발간을 위해 일간지에 시민들의 재정 후원을 요청하는 대시민 광고를 싣기도 했다.
‘도서출판 길’은 이번 책 발행을 위해 알라딘 북 펀딩으로 목표 금액인 300만 원을 초과하는 1251만 원 펀딩을 달성했다. 강 명예교수는 “앞서 나온 두 권은 단행본이었다. 이 시기에 쓴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모든 글을 이 책 안에 다 집어넣어 메가의 진면목이 드러나는 첫 책이 나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마르크스-엥겔스 전집> 제1-10권.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