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의 조건에 ‘지상권 설정’… 서울시, 분쟁 늘자 초강수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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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공공보행통로를 설치해 준공 승인을 받았음에도 입주 후 도로를 차단해 인근 주민, 관할 구청과 갈등을 빚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자, 대책으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통과를 조건으로 공공보행통로에 지상권을 설정하도록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상권을 등기하도록 하는 조건으로 도시계획위 심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몇 개 단지에 대해 이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공공보행통로에 지상권을 설정하면 지자체가 아파트 소유의 토지 위에 사용권을 갖게 된다. 이에 따라 지자체 허가 없이 입주민이 지상에 임의로 출입문, 담장 등을 설치해 공공보행로를 차단할 수 없게 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위반 건축물로 공공보행통로를 막는 아파트 단지에 지자체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행강제금은 공시지가에 연동돼 매년 부과되기 때문에 시간이 갈수록 규모가 커져 부담이 매우 크다. 이와 관련,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지정된 공공보행통로 설치 등을 위반할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국회에서 처리되지 않았다.

서울에서는 공공보행통로로 인한 입주민과 인근 주민 간의 분쟁이 크게 늘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선 ‘디에이치아너힐즈’가 출입증을 찍어야만 다닐 수 있는 1.5m 높이의 철제 담장을 설치했고, 인근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도 출입구를 막는 담장을 설치했다. 개포동 ‘래미안 포레스트’ 역시 담장을 무단으로 세워 구청과 갈등을 겪었다.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경우 관할 구청이 시정 요구를 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경찰에 고발까지 됐지만, 재건축 조합장에게 벌금 100만 원이 부과되는 데 그쳤다. 서초구와 강북구 등에서도 공공보행통로를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일부 정비구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공보행통로 설치를 두고 지자체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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