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 “삐약이에서 파랑새로 대변신”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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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빛낼 태극전사
탁구 신유빈

항저우 AG 금메달 상승세 몰아
혼합복식·여자단체전 메달 도전

신유빈이 지난 2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조별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이 지난 2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BNK부산은행 2024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조별예선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은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는 한국 국가대표 선수 중 국민들에게 가장 친숙할 인물이다.

불과 다섯 살이던 2009년 SBS 예능 프로그램인 '스타킹'에 '탁구 신동'으로 출연해 현정화 한국마사회 감독과 팽팽한 탁구 대결을 펼쳐 국민들을 놀라게 했다. TV로 먼저 이름을 알린 신유빈은, 테이블에서도 실력을 뽐내며 '신동'이라는 수식어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나갔다.

초등학교 3학년엔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학생 선수를 4-0으로 완파해 화제를 모았다. 또 중학교 2학년 때엔 조대성(삼성생명)과 한 조로 종합선수권 혼합복식에 나서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2019년 아시아선수권을 앞두고 치러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당시 만 14세 11개월 16일의 나이로 태극마크를 달아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신기록을 썼다.

신유빈은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림픽 세계 단체예선전에서 패자부활 토너먼트까지 몰린 여자 대표팀은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신유빈이 맹활약을 펼친 덕에 극적으로 본선 진출권을 따냈다.

17살에 출전한 첫 올림픽 무대에서는 비록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으나 당차고 공격적인 플레이로 명승부를 연출해냈다.

하지만 시련도 있었다.

도쿄 올림픽 뒤 지나치게 훈련에 매진하던 신유빈은 2021년 11월 처음으로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오른 손목 피로골절 부상을 당해 기권했다. 반년 만에 테이블로 복귀했으나 부상은 재발했고, 신유빈은 결국 손목뼈에 핀을 박는 수술을 받았다.

부상을 이겨낸 신유빈은 더 강해졌다.

지난해 5월 더반 세계선수권에서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함께 한국 선수로는 36년 만에 여자 복식 결승에 오르더니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전지희와 여자 복식 우승을 합작하며 한국 탁구에 21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안겼다.

파리에서도 신유빈은 대표팀 메달 도전의 '선봉'에 선다. 여자 단식과 여자 단체전, 혼합 복식에서 '멀티 메달'에 도전한다.

여자 단체전에선 '영혼의 파트너' 전지희와 주전 복식조로 출격하고 혼합 복식에서는 임종훈(한국거래소)과 짝을 이뤄 도전한다.

특히 대표팀은 혼합 복식에 거는 기대가 크다.

혼합 복식은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도입된 종목인데, 도쿄에서 일본이 중국을 꺾고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내는 등 다른 종목에 비해서는 중국의 지배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대한탁구협회는 혼합 복식을 전략 종목 삼고 신유빈과 임종훈을 짝지어 지난 2년여간 집중적으로 육성해왔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지난달까지 중국의 쑨잉사-왕추친 조에 이어 세계 랭킹 2위였다.

그러나 일본의 하리모토 도모카즈-하야타 히나 조가 지난 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스타 컨텐더 방콕 혼합복식 결승에서 홍콩의 웡춘팅-두호이켐 조에 3-1(11-3 11-8 9-11 11-8)로 승리해 신유빈-임종훈 조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3번 시드를 받을 것으로 보이는 신유빈-임종훈 조는 준결승에서 중국의 쑨잉사-왕추친 조를 만날 전망이다.

한국 탁구는 2012년 런던 대회 남자 단체전 은메달 뒤로는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와 도쿄 대회에서 2회 연속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3년 전 도쿄에서 신유빈은 '삐약이'로 불렸다. 열일곱 살 앳된 신유빈이 테이블 앞에서 내지르는 기합 소리에 빗대 팬들이 애정을 담아 붙인 별명이었다.

이제 스무 살에 파리 올림픽에 나서는 신유빈은 한국 탁구의 '파랑새'로 비상하겠다는 각오다.

신유빈은 "올림픽에 나서는 마음은 (3년 전과) 똑같다"면서 "부담은 없다. 출전하는 전 종목에서 메달을 따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변현철 기자 byunhc@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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