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또 '필리버스터' 카드…야당 법안 강행 대비
이달 초 이어 또 필리버스터 채비
민주 고집, 국힘 무기력…"기형적 국회"
우원식 국회의장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방송4법과 방통위원장 탄핵 등에 대한 여야 중재안을 제안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또다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채비에 나섰다. 민주당의 입법 독주와 무기력한 집권여당의 무제한 토론이 반복되면서 일각에선 ‘기형적 국회’ 장면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여러 가지 상정되는 법들이 전부 민주당 일방 독주로 진행된 법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논의하기 위한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이달 말 본회의에서 ‘방송4법’ 등을 강행 처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의 요청을 수용해 25일 본회의를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통위법 개정안)과 ‘민생위기극복특별조치법’(전 국민 25만 원 지원법)에 대한 필리버스터 신청을 받기로 했다.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이 18, 25일 본회의를 이야기하는데 25일이 될 가능성이 높고 방송법 등을 올릴 것 같다”며 “과방위, 문체위 등에서 필리버스터 신청을 해달라”고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초 ‘채 상병 특검법’ 반대 차원에서 국민의힘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바 있다. 필리버스터가 또다시 진행될 경우 한달에 두번 꼴의 무제한 토론이 이뤄지는 것으로, 이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방송4법에 대한 여야의 논의와 협조를 요청하면서 해당 법안의 본회의 상정 여부는 여야 결단에 달리게 됐다. 우 의장은 “방송법을 둘러싼 여야 극한 대치가 내부 갈등을 넘어 극심한 국론 분열로 이어지고 있다. 심각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야당을 향해선 “방송4법에 대한 입법 강행을 중단하고 여당과 원점에서 법안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한다.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도 중단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정부여당에는 “공영방송 이사진 선임일정을 중단하고 방송통신위원회의 파행적 운영을 즉각 멈추고 정상화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끝장토론, 밤샘토론이라도 해보자”며 “국민 여러분께도 당부드린다. 방송과 통신이란 공공재가 국민 것이 되도록 관심을 갖고 감시해달라”고 덧붙였다.
우 의장은 여야 논의 조건을 본회의 상정 여부 전제로 뒀다. “최소한 일주일은 답변을 기다릴 생각”이라며 “18일은 본회의를 잡을 안건이 없기 때문에 그렇고, 일주일 동안 기다린 뒤 정부·여당과 야당이 다 (제안을) 수용해 논의에 들어가면 (방송4법을) 25일 본회의 안건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