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머리 한국인’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설립…“국내서 불법영업 버젓”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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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 입장문
국내 활동 불법 해외 거래소는 10여 개
이용자보호법·ISMS 취득 국내 거래소 몫
“해외 거래소는 치외법권”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은 국내 규제와 법망을 모두 피하는 일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연합뉴스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은 국내 규제와 법망을 모두 피하는 일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연합뉴스

한국인이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설립하고, 국내에서 불법영업을 버젓이 활동 중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내 규제와 법망을 모두 피하는 일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17일 한국블록체인사업협동조합(이하 협동조합)은 오는 19일부터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대해 “자국 내 거래소의 건전한 투자 환경 조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당국의 조치에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나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와는 달리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취득과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 절차 없이 불법 영업하는 해외 거래소에 대한 조치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이들의 영업 활동은 점점 더 과감해지고 교묘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중소블록체인 사업자들은 비용과 프로젝트 조건 등의 문제로 인해 비교적 비용이 적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에 상장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프로젝트를 타깃으로 국내에서 활동하는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는 10여 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수법은 더욱 교묘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동조합은 “해외 가상자산거래소 L사의 한국 대표인 이 씨는 블록체인 행사 등에서 본인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선물 상장 등을 약속했다”며 “계약서와는 별개로 다양한 혜택을 주겠다는 약속도 문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씨가 L사 한국 대표로 2~3년간 재직했고, 본사 대표 명의의 상장 계약서까지 있었기에 피해자들은 별다른 의심 없이 상장 비용과 보증금을 입금했다”며 “그러나 돌아온 결과는 상장 무산으로, L사는 이 씨와의 관계를 부정하며 이 문제를 개인적 일탈이라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가상자산을 둘러싼 불법영업이 만연한 가운데 대부분의 피해는 중소블록체인 기업들이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새로 시행되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나 ISMS 취득은 오직 국내 사업자들만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가상자산에 관한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 등을 금지하고, 부당 이득이 50억 이상일 경우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다. 가상자산거래소가 원화마켓에 진입하기 위해선 ISMS 인증을 취득하고, 시중은행과 실명계좌 서비스 계약을 맺은 뒤 금융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협동조합은 이러한 모든 국내 규제와 법망에 저촉되지 않는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를 ‘치외법권’이라고 지칭했다. 건전한 투자 환경을 조성해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조치지만, 법 시행에 따른 부담은 국내 가상자산 업계만 떠안게 된다는 게 협동조합의 주장이다. 불법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의 국내 영업에 대한 금융당국의 실효성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유다.

협동조합은 “관계 당국의 경고에도 해외 가상자산거래소가 여전히 국문으로 된 거래플랫폼을 운용하며 거래소가 아닌 투자회사 형식의 법인체를 앞세워 자사 거래소의 영업,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며 “해외 가상자산거래소와 개인적인 계약 관계인 BD(사업개발)라는 타이틀로 상장을 유인하는 행위는 사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이 주의가 요구된다”고 일갈했다. 이어 “불법영업으로 발생한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 중소블록체인 기업과 고객 몫”이라고 첨언했다.

한편, 금융위 관계자는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이 시행되면 시장 질서를 어지럽히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가능해진 만큼 질서 확립에도 기여할 것”이라며 “제도 시행 이후 미비점이 발견된다면 적극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eejnghu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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