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슈퍼배드 4’ 변칙 개봉 논란 ‘시끌’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 예정
영화계 “공정 경쟁 저해” 반발
극장 측 “예매 철회 힘든 상황”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슈퍼배드 4’가 국내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열면서 ‘변칙 개봉’ 논란에 휩싸였다. 일각에서는 이 영화가 사실상 개봉과 다름없이 스크린을 확보해 다른 영화의 상영 기회를 박탈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17일 영화계에 따르면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최근 영화 ‘슈퍼배드4’ 배급사 유니버설 픽쳐스와 국내 극장들에 개봉 전 유료 시사회와 관련한 제작자들의 입장 서한을 보냈다. 제작가협회는 서한에서 “대규모 유료 시사회는 타 개봉작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기보다, 주말 변칙 개봉으로 영화 산업의 공정 경쟁 환경을 저해하고 상영 기회를 박탈한다”고 꼬집었다.
‘슈퍼배드4’의 국내 정식 개봉일은 오는 24일이다. 하지만 개봉 전 주말인 오는 20일과 21일 주말 이틀간 전국적으로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진행한다. 첫날에는 CGV 182개·롯데시네마 111개·메가박스 108개 극장, 이튿날엔 CGV 182개 극장·롯데시네마 103개·메가박스 100개 극장에서 이 영화를 상영한다. 가장 많은 유료 시사를 예정하고 있는 서울 지역을 보면 주말 이틀 동안 멀티플렉스 3사에서 총 850여 회 상영될 예정이다. 이는 정식 개봉해 스크린에 걸려있는 상업영화 상영 횟수와 큰 차이가 없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한 영화계는 이를 두고 ‘변칙 개봉’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개봉 전부터 스크린을 과도하게 점유해 상영작 간 공정한 경쟁을 막는다는 이유에서다. 한정된 극장과 상영관에서 유료 시사회를 진행하려면 기존 개봉 영화의 상영 회차와 시간을 내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독립·예술 영화와 같은 규모가 작은 영화가 받는 타격은 더욱 커진다.
한 영화 홍보사 관계자는 “이전에도 대규모 유료 시사회가 있었지만, 이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진 않았다”며 “올해 여름 영화 개봉작 중 아직 손익분기점을 못 넘긴 작품들이 많은데 이렇게 되면 영화 생태계를 교란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 영화감독도 “홍보 마케팅 수단인 유료 시사회가 이런 식으로 열리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화관 측은 한국영화 좌석 점유율이 20% 이하로 떨어지면서 스크린을 효율적으로 활용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이번 주 개봉작 판매율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좌석을 유동적으로 활용했다”며 “이미 예매한 관객이 있기 때문에 철회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개봉 전 시사회를 열 땐 수입배급사 쪽에서 먼저 어느 정도의 좌석 수를 요청한다”면서 “다만 한국영화가 유료 시사회를 할 땐 잠잠하다가 그 대상이 외화면 비판하는 건 이율배반적”이라고 말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